임준혁이 KBS2 ‘더유닛’을 출연하는 데는 생각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했다. 데이식스로 데뷔 이후 팬과의 연애 논란에 휩싸이며 질타를 받은 그는 결국 지난 2016년 앨범을 준비하는 도중 팀을 탈퇴했다. ‘더유닛’ 출연과 동시에 과거의 논란이 수면 위로 올라올 것이 자명했고, 임준혁 역시 모든 것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어렵사리 꺼낸 이야기들 역시 방송에서는 일부가 편집된 채 나가 또 다른 오해를 부르기도 했다.
“아무래도 불편할 수밖에 없는 부분에 대한 질문을 들어가자마자 받았어요. 그런 긴장감 때문인지 땀이 많이 나더라고요. 모든 부분을 다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저 나름대로 억울한 부분도 있었어요. 그런 부분으로 인해서 제가 너무 힘들어서 나오게 됐다고 설명을 했는데, 시간 관계상 편집이 됐더라고요”
그를 둘러싼 논란에는 분명 사실이 아닌 부분도 있었다. 팀에 남아 자신의 억울한 부분을 해명했을 법도 한데, 임준혁은 결국 탈퇴라는 결정을 내렸다. 컴백을 앞둔 멤버들에게 너무 큰 피해를 주고 있다는 미안함이 가장 큰 이유였다. 마치 자신이 다른 사람들의 옷자락을 잡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임준혁은 이날도 멤버들에 대한 미안함과 회사를 나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배려를 아끼지 않은 JYP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언급했다.
“그때 제가 갑자기 나오게 된 게 계속 미안했어요. 그때는 제가 팀에 방해만 되는 것 같아 나왔는데, 나오고 나서 보니 멤버들이 제 공백을 채우기 위해 엄청 고생했겠더라고요. 다행히 능력치들이 높은 친구들이어서 제 공백을 금방 메운 것 같아요. 요즘 데이식스가 잘 되고 있어서 정말 기분 좋아요. 조금이나마 미안함을 덜었어요. 여전히 데이식스 노래가 나올 때마다 꼭 들어요. 늘 응원하고 있고 앞으로 더 잘 됐으면 좋겠어요”
회사를 나오고 나서 임준혁은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일을 포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보컬 학원 등에 보컬 트레이너로 이력서를 넣으면서, 플레이어가 아닌 조력자로서 새로운 삶을 준비했다. 그러던 중 해외 팬들이 직접 열어준 팬미팅으로 임준혁은 또 다른 용기를 얻었다.
“어느 날 해외 팬분들이 제 팬미팅을 하고 싶다고 저를 불러주셨어요. 일본과 태국에 가서 공연을 했는데 너무 감사한 일이었죠. 신기했던 건 제가 일본 노래를 많이 준비해갔는데 정작 한국 노래를 할 때 우시더라고요. 태국도 그랬고요. 저의 노래하는 모습을 좋아해 주시니까 정말 감사하더라고요. 또 원래 무대에서 노래만 하던 사람인데 그때 공연 세트리스트, 무대 장치, 멘트, 팬들과의 이벤트를 혼자 생각하면서 배운 것도 많아요. 회사 나오고 혼자 음악 하는 저에게는 좋은 거름이 된 기회였어요”
그가 혼자 부딪치면서 깨달은 배움은 곧 발매를 앞둔 솔로 앨범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임준혁은 2월 말 혹은 3월 중으로 새 앨범을 발표하고 다시 가수로서 대중 앞에 나설 예정이다.
“앨범 형태는 싱글 앨범이 될 것 같아요. 예전부터 저를 아셨던 분들은 많이 달라졌다고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제 이야기를 담은 곡도 실을까 고민하기도 했는데, 너무 심오한 이미지를 만다는 것 같아서 봄에 어울리는 가벼운 곡을 선택했어요. 제가 모두 작사, 작곡한 곡이에요”
울타리가 없다는 것이 분명 쉽지는 않은 길이겠지만, 임준혁은 자신의 일에 더욱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결과에 상관없이 곧 나올 솔로 앨범을 시작으로 더욱 많은 사람들과 음악을 통해 만나는 것이 그의 올해 목표다
“물론 회사가 없어서 힘든 부분도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것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그리고 결과가 저로서만 작용이 된다는 것도 좋아요. 만약에 결과가 안 좋으면 핑계를 대지 않고 저를 탓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스스로 계속 문제점을 찾아 나가면서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