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철수, 방법만 남았다

양측 임대료 협상 사실상 결렬

롯데 이달말 철수 요구 가능해져

업계 "전면-부분 선택만 남겨"

롯데 빠진 4개 구역 신라 입점땐

빅2 매출 박빙 승부 펼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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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공사와의 임대료 협상이 사실상 결렬되면서 이달 말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에서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정식 통보는 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부분 철수냐 전면 철수냐’의 문제만 남은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이달 하순 인천공사 측에 최후통첩을 보낼 예정이다. 지난해 9월 제시한 변동 임대료 방안을 이달 말까지 수용하지 않으면 철수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다는 내용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5년 9월부터 T1에서 영업을 시작한 롯데면세점은 계약상 1·2년 차에 각각 5,060억 원·5,150억 원의 임대료를 부담하다가 지난해 9월부터는 연 7,740억 원을 부담하고 있다. 올 9월부터는 1조1,610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 벌어들인 매출이 2015년 1조346억 원, 2016년 1조1,455억 원, 지난해 1조1,209억 원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올해부터는 매출을 전부 임대료로 지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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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은 품목별 영업요율에 따라 금액을 책정하는 변동 임대료 대안을 요구했으나 업계에서는 인천공사가 이를 끝내 외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인천공사와 롯데면세점은 지난 달을 끝으로 더 이상 협상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인천공사 관계자는 “이미 롯데면세점에 (변동 임대료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고 추가 협상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면세업계는 이달 말 롯데면세점의 인천공항 T1 철수를 이제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완전 철수와 부분 철수 간 선택만 남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계약 조건상 사업 기간의 절반(2년 6개월)이 지나야 철수를 요구할 수 있는데 그 시점이 이달 말이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철수 결정 후에도 의무영업 조건 때문에 올 6월 말까지는 영업을 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특히 완전 철수가 진행될 경우 전체 면세업계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980년 설립부터 38년 동안 유지한 롯데면세점의 1위 자리가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계기로 처음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3조4,490억 원의 매출을 거둔 업계 2위 신라면세점이 제주공항 면세점에 이어 T1 4개 구역을 모두 휩쓸 경우 매출이 4조7,000억 원 수준으로 치솟는다. 반면 지난해 6조598억 원의 매출을 거둔 롯데면세점은 4조8,000억원대로 주저앉게 된다.

인천공사 관계자는 “(협상 결렬로 최종 롯데가 철수할 경우) 의무영업 기간 120일 안에 새 사업자를 선정하게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매일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어 하루가 급한 상황”이라고 답답해 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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