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급락장을 연출하며 조정을 맞았지만 중국 내부적인 악재로 하락폭이 유난히 커진 탓이다. 변동성이 심한 중국 증시에 트라우마를 가진 투자자들은 펀드에서 자금을 빼고 만기 직전의 ELS의 경우 다시 녹인(Knock-In·원금손실구간)에 빠지지 않을까 민감한 반응이다. 다만 올해 중국 상해종합지수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 편입이라는 호재와 함께 시중금리 상승을 감안할 때 조정을 거친 후 재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오는 3월 전국인민대표자회의 이후 금융개혁 과제의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 주간 자금 유출이 가장 컸던 펀드는 중국펀드였다. 중국펀드는 860억원이 빠져나갔다. 한 주 만에 지난달 유출된 1,534억원의 절반 이상의 자금이 유출됐다. 일본(-325억원), 러시아(-109억원), 브라질(-50억원) 등에 비해서도 중국펀드의 자금 유출은 컸다. 베트남의 경우 224억원이 유입됐고 북미와 유럽펀드에도 각각 82억원과 36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2월 들어 홍콩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와 A지수는 각각 -10.3%, -10.1%가 하락했고 선전성분지수도 -10.4% 내림세를 기록했다. 8개월간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코스피지수 -7.9%, 독일DAX -8.2%, 러시아RTS -7.5%, 미국 다우지수 -7.5%, 일본 닛케이225 -7.4%, 브라질 -4.7% 등에 비해 큰 폭의 하락세였다. 선우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시그널로 인한 영향뿐만 아니라 중국 내부 악재들이 속출하며 2주 연속 하락했다”며 “춘제 연휴를 앞두고 현금 수요가 증가한 동시에 글로벌 증시의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 확대가 주가를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금융시장의 리스크 확대를 억제한다는 목표에서 사모펀드의 차입금 활용 투자를 금지하며 단기적으로 투심을 위축시킨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증시의 급락은 외국인 자금 이탈로까지 이어졌다. 지난달 말부터 2월 현재까지 후구퉁 투자자금은 8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하며 137억위안에 달했다. 지난 6일 후구퉁 일별 순유출 규모는 73억위안으로 2015년 7월 중국 증시 급락시 연속 100억위안이 초과해 이탈한 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다른 지수에 비해 중국지수들의 하락폭이 유난히 커지자 중국 투자심리 역시 싸늘해졌다. 한 달 전 7.20%의 1개월 수익률을 기록했던 중국펀드는 12일 기준 -6.29%로 급락했다. 연초 후 수익률 역시 6.09%에서 -1.65%로, 1년 수익률은 40.68%에서 26.67%까지 내려왔다. ELS 투자자도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홍콩H지수가 1만4,500 이상에 형성됐던 당시 발행된 ELS는 그해 반 토막이 난 H지수로 3년 동안 만기상환을 기다려왔다. H지수가 재반등에 성공하며 대부분의 ELS가 상환됐다지만 일부 ELS는 만기 직전 녹인에 다시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날 H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4% 상승하며 1만1,965.73에 거래를 마쳤다. 선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훼손된 분위기 속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중국 증시만 놓고 보자면 펀더멘탈과 정책 측면에서 큰 변화가 없다”며 “최근의 하락폭을 촉진한 금융 규제 강화도 장기적으로 질적 성장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