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는 13일 전체 106개 과장 직위 중 75%인 79개를 교체하는 과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세제·경제정책 등을 담당하는 1차관 산하와 예산·공공정책 등을 맡는 2차관 산하 간 교차인사 폭을 지난해 8명에서 올해 20명으로 대폭 늘렸다. 보직 교체자 4분의1이 교차인사인 셈이다. 인사 규모나 교차 폭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기재부 내에서도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예산실과 전문성이 높은 세제실의 두터운 벽이 허물어진 점도 눈에 띈다. 1차관 밑에 있던 이주현 물가정책과장과 김이한 정책기획과장이 예산실로, 이상윤 연구개발예산과장은 정책조정국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 대표적이다. 공공기관을 담당하는 업무 특성상 인사교류가 거의 없던 공공정책국에도 예산실과 정책조정국 출신 과장을 앉혔다.
기득권이나 기존 방식을 허무는 ‘있는 자리 흩트리기’를 강조해온 김 경제부총리가 첫 실무급 정기인사에서 본연의 색깔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부총리는 정기 인사의 원칙과 기준만 제시하고 개별 인사 건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며 “1·2차관이 최종 매듭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또 이번 인사에서 최초로 전체 과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선호 실·국을 조사한 뒤 이를 바탕으로 인사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