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도넘은 외국기업 곶감 빼먹기 국가 자존심 문제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이 갖가지 명목으로 수익을 해외로 빼돌리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논란을 빚는 한국GM만 해도 매출액에서 원가 비중을 올리는 이전가격이나 과도한 연구개발 비용 탓에 손실을 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구글과 애플 등은 한해 수조원의 매출을 올려도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가 하면 순이익을 웃도는 배당금을 꼬박꼬박 챙겨가는 곳도 수두룩하다.


다국적기업들은 이윤을 조세부담이 낮은 나라로 이전 처리하거나 자회사끼리 비용이나 이익을 조작함으로써 이윤을 극대화한다. 로열티나 배당·자문료 등으로 빼내는 방법으로 장부상 이익을 내지 않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한국의 경우 다국적법인 9.523곳의 절반 가까이가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을 정도다. 문제는 디지털 경제와 현행 과세체계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서버를 해외에 두는 등 경제활동 장소를 특정하기 어려워 원천지 과세가 쉽지 않게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유럽 각국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의 협상으로 잇따라 체납 세금을 징수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글로벌 조세회피를 막는 데 과세당국의 역량과 의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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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구글세’를 마련해 다국적기업의 세원 잠식을 차단하겠다고 나섰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영국은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의 세무정보 공표를 의무화했고 유럽위원회는 역내 납세액이나 이익, 종업원 규모를 공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우리도 서버에 상관없이 소득을 올리는 곳에서 세금을 내도록 하고 무형자산의 엄격한 평가기준을 마련하는 등 제도적 허점을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 외부감사 대상을 확대하고 이자 지급에 따른 손비처리 비율을 낮추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외국계 기업의 과세 문제는 국가적 자존심이 걸렸다는 인식 아래 조세주권을 실현하겠다는 각오로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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