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남아공 집권당, 주마 대통령에 자진퇴진 요구

여당 사퇴요구 거부해도 의회 불신임안 넘기기 쉽지 않을 전망

남아공 시릴 라마포사(오른쪽) 부통령과 제이컵 주마 대통령./EPA연합뉴스남아공 시릴 라마포사(오른쪽) 부통령과 제이컵 주마 대통령./EPA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 집권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는 12일(현지시간) 최고기구인 전국집행위원회를 열어 제이컵 주마 대통령에게 자진사퇴를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ANC 전국집행위원회는 13시간의 마라톤 토론 끝에 주마 대통령에게 “14일 자정까지 자진사퇴하지 않을 경우 의회로부터 해임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전달했다.

ANC의 결정에 대한 주마 대통령의 반응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ANC 지도자들과 협상 소식통들은 “주마 대통령의 대응이 논란을 불러올 것 같다. 그가 조용히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주마 대통령이 그동안 보인 행보로 볼 때 ANC의 사퇴요구를 쉽게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ANC 전국집행위원회의 결정은 법적 효력은 없으므로 주마 대통령이 거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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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마 대통령의 퇴진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다. 오늘 22일 소집되는 남아공 의회의 불신임 표결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보이기 때문이다. 불신임안이 의회를 통과하려면 전체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여당 의원들마저 주마 대통령에 등을 돌려 불신임 표결 통과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특히 시릴 라마포사 부통령이 지난해 12월 ANC 대표를 맡은 뒤 주마 대통령의 당내 입지가 크게 약화했다.

주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이후 8차례나 치러진 불신임 투표에서 여당인 ANC의 지지를 등에 업고 살아났었다.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둔 주마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놓은 것은 비리 문제다. 주마 대통령과 관련된 비리 혐의는 무기거래와 관련된 뇌물수수, 돈세탁, 공갈 등 783건이나 된다. 게다가 남아공 경제는 낮은 성장률과 높은 실업률 등에 시달리면서 국민의 분노는 커졌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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