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점주 수익 감소, 일부 점포 로또 복권 판매 철수 조치 등으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편의점 업계는 조만간 신규 점포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시대까지 오지 않을까 좌불안석하는 분위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빅3’의 올 1월 순증 점포 수는 180개로 나타났다. 순증은 개점 점포 수에서 폐점 점포 수를 뺀 것이다. 이는 전년 1월(294개)보다 114개나 감소한 수치다. 순증 규모가 1년 전보다 40%나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 12월에도 빅3 편의점 순증 규모는 전년 동월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바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CU가 지난해 1월 111개에서 올 1월 71개로 줄었고, GS25는 141개에서 84개로 급감했다. 지난해 1월 43곳에 신규 점포를 냈던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25곳을 내는 데 그쳤다. 특히 업계 1위인 CU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11개월 연속 100개 이상 점포를 냈으나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에는 연속 두자릿수로 주저앉았다. 12월과 1월 두 달 동안 기록한 순증 점포 수(115개)는 지난해 월 평균(137개)에도 못 미친다. 심야영업이 자유로운 이마트(139480)24만 점포가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올초부터 최저임금이 1시간당 6,470원에서 7,530원으로 오른 효과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저임금이 16.4%나 단숨에 오르면서 점주들이 압박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명목상 7.530원이지만 주휴수당, 4대 보험 등 각종 부대비용까지 합치면 점주가 직원 고용에 부담해야 할 액수는 1시간당 9,000~1만원까지 치솟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조만간 점포 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시대를 맞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7월 GS25를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CU, 올 1월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이 각각 최저임금 대책을 내놓았으나 점주 타격을 완전히 보상하는 수준이 아니라서 약발이 안 먹히는 모양새다. 가맹점주들은 상생방안 발표 이후에도 본부에 추가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편의점에서 로또 복권 판매를 중단할 방침을 통보하면서 업계는 더 위축된 분위기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1월 편의점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올 연말부터 로또 복권 철수 계획을 전달했다. 올 12월 2일부터 로또 복권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기로 한 만큼 오프라인 판매처를 줄여 사행성 분위기 조장를 막겠다는 게 이유다.
현재 로또 복권을 판매하는 편의점은 총 2,554곳이다. 이 가운데 철수 대상인 법인판매자는 641곳으로 빅3 업체의 해당 판매 수수료만 129억 원에 달한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 자체는 크지 않지만 모객 효과에는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로또 복권마저 사라지게 되면 신규 점주를 끌어들일 유인이 하나 더 사라지는 결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기재부는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과 추가 간담회를 갖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 편의점 관계자는 “서면 자료 등도 없이 사실상 정부로부터 로또 판매 철수를 통보받았다”며 “아직 철수를 공식적으로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입장이 달라질 것 같지는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