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설 연휴에 전국 곳곳에서 화재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17일 오전 11시 50분께 충남 금산군 진산면 한 야산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잡목 등 660㎡를 태우고 2시간 30여 분 만에 진화됐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쯤에는 건조주의보가 발령된 경북 영천시 화산면 효정리 야산에서 원인 모를 불이 났다. 산림 당국은 경북소방본부와 함께 헬기 6대 등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고 오후 1시쯤 불길을 잡았다. 경찰과 산림 당국은 나머지 불 정리 작업이 끝나는 대로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전남 구례군의 지리산 자락 야산에서는 성묘 중 켜놓은 촛불이 넘어져 불이 났고 18시간 만인 이날 오전 9시께 진화가 완료됐다. 불은 16일 오후 3시36분께 구례군 방광리 야산에서 발생했고 방재 당국은 헬기 13대와 소방인력 500여명을 투입해 2시간 만에 큰 불길을 잡았다. 오후 6시30분 쯤에는 95% 이상 진화돼 잔불정리를 하던 중이었으나 강한 바람을 타고 불길이 인근 천은사 방향으로 번지고 연기가 확산됐다.이에 구례군은 재난 문자를 발송하고 주변 마을 주민의 접근을 막기 위해 대피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어 17일 새벽 3시30분에는 뒷불이 2곳으로 번져 추가 진화작업이 진행됐고 건주주의보가 발효 중인 상황 등을 고려해 육안으로 확인되는 불길이 없음에도 헬기 6대를 투입해 살수작업을 한 뒤 진화작업을 마무리 했다. 불로 3ha 임야와 일부 묘지가 탔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산림청 특별사법경찰은 “성묘 중 켜놓은 촛불이 넘어져 잔디에 불이 붙었다”고 신고한 서모(62)씨를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불길은 도심도 비껴가지 않았다. 17일 오전 11시 26분께 인천시 서구 원창동 자동차용품 제조공장에서 불이 나 25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2층짜리 경량철골조 건물 일부가 불에 탔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4시쯤에는 충남 보령시 대천동 한 여인숙에서 불이 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소방대에 의해 40여 분 만에 진화됐다. 이날 불로 50대 투숙객 1명이 숨졌다. 다른 방에서 자고 있던 8명은 모두 대피했다. 소방당국은 숨진 투숙객이 머물던 방에서 불이 난 것에 초점을 맞춰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새벽 주택가에 세워둔 오토바이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나 주택으로 번질 뻔했지만, 경찰이 순찰차에 있는 소화기로 초기 진화해 큰불을 막았다. 이날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24분께 부산 수영구 민락로의 주택가에 세워진 오토바이에서 불이 난 것을 지나가던 행인이 발견하고 112상황실로 신고했다. 설 연휴를 맞아 특별순찰근무를 하던 광민지구대 소속 탁도형 경장과 조창빈 순경은 1분 만에 불이 난 현장에 도착했고 화재 발생 2분 만에 완전히 불을 제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