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문 닫고 철거하고…이윤택 흔적 지우기 나선 지자체들

부산 기장군·김해시, 이윤택 연관 극단·공연장 지원 취소

부산 동구, 관광객들 항의로 관련 기념물 철거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이윤택 연극연출가를 둘러싼 성추행 논란의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지자체들이 그의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특히 이윤택 연출가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는 그의 연극 인생 출발점인 부산에서 크게 표출되고 있다. 부산 기장군은 21일 극단 가마골이 위탁 운영 중인 어린이 전용극장 ‘안데르센 극장의 계약 해지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안데르센 극장은 2020년 완공 예정인 ’안데르센 동화마을‘ 안에 자리한 공연장으로 극단 가마골이 위탁 계약을 맺고 2019년까지 운영할 예정이었다. 극단 가마골은 이 연출가의 영향력으로 설립된 곳으로, 이 감독이 직접 작품을 연출하는 등 밀접한 연관이 있는 단체다. 기장군 관계자는 “극단 가마골은 이윤택 연출가와 서류상으로는 아무런 연관이 없지만, 사실상 이 연출가의 도움을 받으며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검토해서 논의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동남권 문화 거점으로 기대를 모으며 기장군 일광면에 개관한 가마골 소극장도 연희단거리패의 해체와 함께 매각 계획을 밝혀 사실상 폐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지난 19일 부산 동구는 초량동 초량초등학교 옆 초량 이바구길에 있었던 이윤택 연출가의 동판을 철거했다. 이바구길 ’인물사 담장‘에 설치된 해당 동판은 이 감독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3년 설치됐다. 동구 관계자는 “성추행 논란이 불거진 뒤 곧바로 철거 여부를 고민해왔다”며 “설 연휴 기간 이바구길을 찾은 관광객들의 민원이 많이 들어와 철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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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남 김해시도 성폭력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연극연출가 이윤택 씨가 대표로 있는 김해예술창작스튜디오 운영단체인 도요창작스튜디오와 위·수탁 협약을 해지했다고 21일 밝혔다. 시는 “위·수탁 협약서에는 문화예술 창달을 성실히 수행하게 돼 있는데 그 목적을 위배하는 것만으로도 해지 사유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시는 위·수탁 협약 해지에 따라 도요창작스튜디오에 대한 민간행사 사업보조금 지원도 전면 취소했다. 시는 이 운영단체가 2012년부터 6년째 열어온 도요마을 강변축제에 해마다 2,000만원, 지난해에는 연극체험 프로그램에 1,500만원을 지원했다.

김해시 생림면 도요리에 있는 김해예술창작스튜디오는 연면적 5,113㎡로 폐교한 이작초등학교 도요분교를 재활용, 2009년 8월 문을 열었다. 도요창작스튜디오는 개장 때부터 시와 3년 단위로 위·수탁 계약을 해 시설물을 관리하며 무상 사용해 왔다. 이 운영단체는 이곳에서 연극공연, 뮤지컬 제작공연, 문학콘서트 등 문화창작활동 공간으로 활용해 왔다.

시는 “앞으로 김해예술창작스튜디오에 대해 시간을 두고 종합적으로 검토, 활용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또한 20년째 연극인 양성소와 공연장으로 명성을 쌓아온 경남 밀양연극촌도 문을 닫는 등 지역 예술계에서도 이윤택 성추행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김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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