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패배 원인을 팀 동료에 돌리는 듯한 선수의 발언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촉발한 사건은 감독과 선수들이 서로 해명과 반박, 재반박을 주고받으며 진실 공방으로으로 확산되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한국 대표팀은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김보름과 박지우가 뒤에 노선영을 멀찍이 떨어뜨린 채 한참을 앞서 달리는 이례적인 경기 운영을 한 끝에 8개 팀 중 7위로 준준결승에서 탈락한 바 있다.
경기 뒤 김보름·박지우가 패배 원인을 노선영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인터뷰를 하면서 비난 여론이 불거졌다.
올림픽 전부터 불거졌던 대표팀 내 분열과 불화설이 다시 제기됐고, 고질적인 빙상연맹의 파벌 논란도 제기됐다.
김보름과 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고 빙상연맹 적폐를 청산하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하루 만에 40만명이 넘는 사람이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가 급박하게 흘러가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백철기 감독은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백 감독은 “감독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노선영 선수가 뒤로 처진 부분을 경기 중 지도자들이 전달했지만, 너무 많은 분들이 응원해 소통이 안 된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백 감독은 “노선영 선수가 직접 내게 와 뒤에서 달리겠다고 이야기했다”고 언급했다. 애초부터 선수가 원한 작전으로 팀 분위기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을 시사한 것.
그러나 몇시간 뒤 노선영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맨 뒤에서 달리겠다고) 내가 직접 말한 적이 없다. 시합 당일 워밍업 때 물어보길래 처음 듣는 얘기라고 했다”며 백 감독의 기자회견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어 노선영은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하는 장소도 다르고 만날 기회도 별로 없었다”며 “평소 경기에 대한 대화도 나눈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백철기 감독은 “폭로전 양상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선수들 모두 더 이상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도 노선영의 인터뷰를 재차 반박하고 나섰다.
백 감독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선영이가 맨 뒤로 빠지겠다고 한 것을 나만 들은 게 아니다. 기자회견까지 열어 거짓말을 할 수 있겠냐”라고 밝혔다.
한편 대표팀은 21일 저녁 폴란드를 상대로 여자 팀추월 7·8위 결정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 그러나 팀 분위기가 엉망이 된 상황에서 노선영과 김보름·박지우 등 3명의 선수가 예정대로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지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