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美 철강 통상압박은 부당 국제사회에 적극 알릴 것"

철강協 총회에 모인 대표들

무역확장법 232조 확정 전후

국제기구 통해 구제조치 모색

21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18층. ‘제51회 한국철강협회 정기총회’를 위해 모인 20여명의 국내 철강사 대표들이 어색한 웃음을 주고받았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 상무부가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보고서에서 한국 등 12개국의 모든 철강제품에 대해 53% 고율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백악관에 권고하면서 대미 수출 전망이 어두워졌기 때문이다. 11시 회의가 열리기 전 티타임에서 한 철강사 대표는 “슈퍼볼 때 대대적인 홍보활동이라도 했어야 했다”는 농담도 던졌다.


분위기는 11시께 권오준 한국철강협회 회장(포스코 회장)이 등장하면서 결연해졌다. 권 회장은 “정부와 협조해 미국의 통상압박을 극복하겠다”며 미국 통상압박에 업계가 정부와 함께 국제사회에 미국의 부당함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이날 총회 핵심안건으로 통상환경 및 불공정 수입 대응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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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이날 무역확장법 232조 3개의 권고안 가운데 최악(2안·53%)의 안이 선택될 경우 국내 철강제품의 관세가 53~110%를 넘어 수출경쟁력을 상실한다고 진단했다. 이날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이 “(그 정도)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수출 경쟁력을 잃는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미국으로 강관 등 철강제품을 6,000억원가량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폭탄이 떨어지면 매출의 약 25%가 증발하게 된다. 휴스틸과 넥스틸도 미국 수출길이 아예 끊긴다.

협회는 정부와 함께 미국 정·재계 인사를 만나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게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철강 수출액(342억달러) 가운데 미국(37억달러)만 11%에 달한다. 수출 물량 가운데 절반 이상이 현지 에너지 인프라 사업 확대로 수요가 늘고 있는 유정용강관과 송유관이다. 특히 지난해 미국 수출은 17.2%(금액기준) 증가했는데 이는 현지 에너지업체들이 한국산 철강을 선호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가 확정된 전후로 민관 합동대책 수립해 불공정한 무역구제 조치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철강위원회 등 정부 간 다자 통상채널을 통해 불공정한 조치에 대해 시정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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