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는 11시께 권오준 한국철강협회 회장(포스코 회장)이 등장하면서 결연해졌다. 권 회장은 “정부와 협조해 미국의 통상압박을 극복하겠다”며 미국 통상압박에 업계가 정부와 함께 국제사회에 미국의 부당함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이날 총회 핵심안건으로 통상환경 및 불공정 수입 대응을 올렸다.
업계는 이날 무역확장법 232조 3개의 권고안 가운데 최악(2안·53%)의 안이 선택될 경우 국내 철강제품의 관세가 53~110%를 넘어 수출경쟁력을 상실한다고 진단했다. 이날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이 “(그 정도)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수출 경쟁력을 잃는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미국으로 강관 등 철강제품을 6,000억원가량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폭탄이 떨어지면 매출의 약 25%가 증발하게 된다. 휴스틸과 넥스틸도 미국 수출길이 아예 끊긴다.
협회는 정부와 함께 미국 정·재계 인사를 만나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게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철강 수출액(342억달러) 가운데 미국(37억달러)만 11%에 달한다. 수출 물량 가운데 절반 이상이 현지 에너지 인프라 사업 확대로 수요가 늘고 있는 유정용강관과 송유관이다. 특히 지난해 미국 수출은 17.2%(금액기준) 증가했는데 이는 현지 에너지업체들이 한국산 철강을 선호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가 확정된 전후로 민관 합동대책 수립해 불공정한 무역구제 조치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철강위원회 등 정부 간 다자 통상채널을 통해 불공정한 조치에 대해 시정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