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업계의 전반적인 기술 변화 덕분에, IT 기업들이 모든 경제 영역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극단적인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고도 그 ’혁명‘으로부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31개 종목을 소개한다.
켄 앨런 Ken Allen은 ‘위기 상황’을 ‘작은 행운’으로 바꾼 한 사람에 관한 일화를 즐겨 말한다. 지난 2012년, 그 사람은 소매업 창업을 고려했다. 하지만 장래 상점 주인이 되려 했던 그에겐 떨쳐낼 수 없는 두려움이 하나 있었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아마존 때문에, 자신이 결국 파산할 것이라는 우려였다. 11시간의 장고 끝에, 그는 창업 종자돈으로 아마존 주식을 사기로 결정했다.
당시 그 결정은 위험을 넘어 무모한 것처럼 보였다. 그 전자상거래 대기업은 ‘없는 게 없는 만물상(Everything Store)’이라는 평판을 얻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이익 마진이 부진하거나 거의 제로에 가까웠기 때문이다(또 서버들로 가득한 창고 같은 이상한 부업에 상당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었다). 더군다나 인터넷 소매 업체 아마존은 ‘닷컴 붕괴 후 침체(Dotcom Bust and Burnout)’라는 경기 사이클이 반복되는 산업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었다.
그때부터 2017년말까지 시간을 되돌아보면, 티. 로 프라이스의 사이언스 & IT 펀드 T. Rowe Price’s Science & Technology Fund 매니저 앨런은 창업을 주저했던 그 사람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존 주식은 지난 5년간 거의 400%라는 엄청난 수익을 냈다. 그리고 현재 아마존은 앨런의 최대 보유 종목일 뿐만 아니라, 9,500억 달러를 운용하는 티. 로 프라이스 펀드에서 편입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이기도 하다. 그 이상한 부업은 어떻게 됐을까? 현재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은 시장을 선도할 정도로 성장했고, 10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중요한 점은 아마존 주식 보유가 창업보다 훨씬 더 수익성이 높았다는 사실이다.
아마존의 엄청난 주가 상승은 물론 IT 업계의 위대한 성공 스토리 중 하나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투자자들에게도 폭넓고 중요한 의미를 시사하고 있다. 아마존은 성장을 통해 광범위한 사업 다각화를 구축했다. 어떤 측면에선 단일 주식으로 시장의 축소판 노릇을 한 셈이다. 그리고 아마존은 금융 위기 이후 경제를 휩쓸고 있는 강력한 변화의 물결을 상징하고 있다. 바로 ‘IT 주식’과 ‘나머지 섹터’ 사이의 장벽을 허무는 것이다.
우선, 많은 투자자들이 놀라겠지만 기술적으로 말해 아마존은 IT 주식이 아니다. S&P 500과 다른 지수에서, 아마존은 경기소비재(Consumer Discretionary)에 속해 있다. 비필수 제품들을 제조 · 판매하는 기업으로, 나이키와 월트 디즈니, 스타벅스 같은 부류에 속해있다. 그러나 아마존 구독을 통해 화장지 자동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그 전자 상거래 회사는 필수소비재(Consumer Staple)에 더 가까워 보인다. 실제로 아마존 자체 브랜드 배터리의 온라인 판매량은 이미 듀라셀 Duracell를 넘어섰다 식료품 부문의 연 매출액도 곧 160억 달러를 상회할 것이다(지난 여름 아마존은 식료품 회사 홀푸드Whole Foods를 인수했다). 연 매출 160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사업, 넷플릭스를 위협하는 비디오 스트리밍 사업, 의약품 시장 진출 가능성에 관한 소문 등을 모두 종합하면, ‘아마존이 정복하지 못할 사업은 없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마존의 영역 진화는 미국 주식 시장 재편과 그 괘를 같이 한다. 요즘엔 IT기업들이 전례없이 주식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이 모두 IT기업들이다: 애플,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그리고 페이스북이다. IT섹터를 제외하면, S&P 500 지수 수익률은 2017년 11월까지 14.6%였다. 하지만 IT섹터를 포함하면 전체 수익률이 19.5%로 올라간다. IT섹터의 수그러들 줄 모르는 상승이 많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지만, 펀드매니저들은 IT기업을 지금의 우량 기업으로 인정할 때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 수익률을 초과하거나 최소한 따라가려면, IT 주식들을 편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골드만삭스 애셋 매니지먼트 Goldman Sachs AsManagement 고객 주식 포트폴리오 운용 및 비즈니스 전략 부문의 글로벌 책임자 케이티 코크 Katie Koch는 “투자자들이 종목 선택과 분산 투자를 생각하는 방식에 패러다임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상위 5개 IT기업의 주식을 보유하라. 다만, 그들이 가져오는 창조적 파괴가 어떻게 다른 승자와 패자를 만드는지 인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늘날에는 창조적 파괴가 어디에나 존재한다. IT기업들이 경제의 모든 영역에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기술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도 있고, 기술 혁신을 자체 비즈니스 모델에 접목시킨 다른 업종의 기업들도 있다.
결론은 IT종목만 편입한 포트폴리오가 가능하며, 그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는 점이다. IT기업들의 기술 혁신이 믿기 힘든 수준의 성장을 도출하고, 투자자들은 사업 다각화로 리스크로부터 충분히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영양사들이 전통적인 ’영양소 피라미드(Food Pyramid)‘를 뒤집었던 몇 년 전 상황과 흡사하다. 이들은 피라미드의 최하단에 위치한 ‘기초 음식(Base)’-우리가 가장 자주 먹어야 하는 음식-에 대한 생각을 혁신해 탄수화물 자리를 풍부한 양의 과일과 채소로 대체했다. 건강한 성장(탄탄한 수익)을 위해선, 전통적으로 주식 포트폴리오의 기초에 해당했던 은행주나 석유 관련 주를 IT주로 교체해야 한다는 얘기다.
동시에 펀드 매니저들은 신기술로 인해 수익성이 약화된 산업들의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15억 달러를 운용하는 로이트홀트 그룹 Leuthold Group의 최고 투자책임자(CIO) 도우 램지 Dough Ramsey는 에너지, 소비재, 유틸리티, 통신 종목들을 편입하지 않고 있다. 반면 그의 포트폴리오 IT주식 비중은 약 33%에 달한다. 더 나아가 비중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만약 그것이 거품 낀 행동처럼 들린다면, 밸류에이션에 비해 여전히 역사상 가장 저평가된 섹터 중 하나가 IT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현재 IT섹터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9배에 거래되고 있다. S&P 500에 비해 불과 4% 높은 수준이다. 닷컴 호황 시절, S&P 500 평균 지수보다 121%나 높았던 최고점과는 큰 차이가 있다. 램지는 “요즘엔 그런 상승은 없다”고 말했다.
IT섹터는 기업 애널리스트들이 2018년 최대 이익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후보군 중 하나다. 지난 5년 간 연평균 수익률 18.5%(2017년에만 연 수익률 37%)를 기록하며 S&P 500 대비 초과 수익률을 달성한 티. 로 프라이스 블루칩 성장 펀드 T. Rowe Price Blue Chip Growth Fund 운용자 래리 푸글리아 Larry Puglia는 “지난 세기에 기피했던 일부 기업들(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트 등)을 현재 포트폴리오에 가장 많이 편입하고 있다”고 말했다(한 세대 늦게 등장한 페이스북의 비중이 두 번째로 높다). 푸글리아가 IT에 끌렸던 이유는 기업들이 성장을 동반한 ’구독료 사업 모델‘로 전환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많은 IT사업 모델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필수적이고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일반 중산층(Main Street) 투자자들이 큰 목돈을 그런 고성장 IT기업에 책임감 있게 투자할 수 있을까? 투자자들은 (거의 모든 산업과 결합 되는) IT 섹터의 유연한 특징이 시장 수익률을 초과 달성하는 포트폴리오 구성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 코크는 소매(상거래), 자동차(자율 주행차), 은행(모바일 지불), 헬스케어(빅데이터 유전학), 그리고 IT가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분야를 강조했다. 그는 “IT는 고립된 ‘외딴 섬’이 아니다. 모든 산업에 자신의 촉수를 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요즘 IT 주식이 아닌 게 뭐가 있을까’라고 말할 수 있다. 코크는 “정말 엄청나게 큰 슈퍼트렌드가 일어날 것”이라며 “하지만 이 모든 것의 혜택을 누리려면 IT 이외 다른 분야에도 충분히 투자할 필요가 있다. 미국 외 다른 나라에 대한 투자도 마찬가지”라고 조언했다.
우리는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일류 펀드 매니저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여전히 폭넓게 분산 투자를 하면서도, (광범위한 의미에서) IT기업들만 편입하는 포트폴리오 구성에 도움을 주었다.
IT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세계를 움직이는 반도체, 인터넷, 그리고 클라우드에 투자하기
과거엔 철도와 디트로이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잘 구성된 포트폴리오에 꼭 편입되는 ‘기초 종목’들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세계는 실리콘 칩과 인터넷으로 움직이고 있다. 엔비디아 Nvidia가 2년 연속 S&P 500 최고 주식 중 하나로 선정된 이유가 있다. 시가 총액 기준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는 사실상 모든 IT 트렌드의 수혜주다. 이 회사 그래픽카드는 테슬라의 자율 주행 자동차부터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 그리고 가상화페 비트코인 채굴기에까지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선행 PER 47배에 거래되는 엔비디아 주식은 결코 싸지 않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2018년 회계연도 기준 매출이 37% 상승하며, 높은 기업 가치에 합당한 실적을 올릴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최상위권 성적을 기록한 기네스 앳킨슨 글로벌이노베이터스 펀드 Guinness Atkinson Global Innovators Fund의 공동매니저 이언 모티머 Ian Mortimer는 엔비디아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을 따라 한참 내려가면, 그가 선호하는 어플라이드 머티 리얼즈 Applied Materials가 나온다. 이 회사는 반도체 칩을 만드는 장비를 제조한다. 2018년 선행 PER은 14배다. 과거 이런 주식들은 보통 실제 가치보다 저가에 거래됐다. 경기 하락 주기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예컨대 새 아이폰이나 플레이스테이션이 출시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기술 호황 덕분에 반도체의 하락주기가 (경기 침체와 완전히 무관하진 않지만) 전보다 단축됐다. 모티머는 “스마트 홈과 스마트 자동차 등 과거에 존재하지 않던 분야에서 수요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모티아는 “엔비디아 칩들은 ‘자동차의 뇌’에 사용되는 반면, 내가 보유한 독일 칩 제조사 인피네온 Infineon의 칩 센서는 더 많은 실용적인 기능들-자동문 개폐부터 장애물 발견까지-을 가능케 한다. 이 센서는 테슬라와 BMW, 그리고 많은 다른 제조사의 전기차, 현대자동차에 점점 더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피네온의 PER는 25다.
수익에 민감한 투자자라면, 예전보다 더 많은 IT 기업들이 배당을 지급하고 있다는 점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지난 2000년 마이크로소프트와 시스코는 S&P 500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들이었다. 하지만 두 회사는 모두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2011년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한 시스코는 현재 배당 수익률이 3%를 넘고 있다(S&P 500 평균 배당 수익률은 2%대다). 모티머는 “수익을 내는 ‘캐시카우’ 역할은 하지만 더 이상 성장 가능성은 없다고 치부됐던 시스코가 2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매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보안과 클라우드 서비스에 집중한 덕분에 시스코는 ‘부활의 문턱’ 앞에 서 있다. 어떤 면에선 마이크로소프트(배당 수익률은 약 2% 수준이다)가 몇 년 전 클라우드 컴퓨팅에 집중하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던 사례를 연상시킨다. 모티머는 ”오랜 연혁을 가진 기업들의 지구력은 어느 정도 믿을 만하다“며 “이런 기업들에 분산 투자를 하면 된다. 성공 확신이 없는 고성장 기업들에 올인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산업
세계 제조업체들이 수익 증대를 위해 로봇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향후 몇 십년 간 자동화와 인공지능이 최대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겠지만, 그건 동시에 가장 큰 경제적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제이피모건 에셋 매니지먼트 J.P. Morgan AsManagement의 분산 투자 솔루션 글로벌 전략가 패트릭 쇼비츠 Patrik Sch?witz는 “기술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그에 따른 이익으로 미국 GDP가 거의 2배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다른 산업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속도보다, 그 동일한 기술 혁신이 일자리를 없애는 속도가 더 빠를 것이라는 두려움이 스멀스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물론, 그 시기에 실직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있다: 리트홀츠 웰스 매니지먼트 Ritholtz Wealth Management의 최고경영자 조슈아 브라운 Joshua Brown은 최근 한 기고에서 “그냥 그 빌어먹을 로봇을 사버려라. 어떤 회사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신을 로봇으로 대체하려고 노력한다면, (인건비 절감으로 회사 이익이 증가하는데) 그 회사 주식이 아무리 비싸더라도 못 살 이유가 있겠는가”라고 기술했다. 브라운의 아이러니한 주장은 차치하더라도, 투자자들은 로봇의 기술 진화가 주도하는 제조업 섹터에서 유망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주가가 특히 저렴한 혁신적인 기업이 허니웰 Honeywell이다. 이 기업의 인공지능 기계들은 전자상거래용 창고, 비행기, 가정 등 모든 곳에 쓰이고 있다. 2018년 선행 PER도 20배 이하로 거래되고 있다. 허니웰은 이미 산업용 인터넷 사물(IOT) 기기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이 “제조업의 차세대 혁명”이라 부르는 흐름을 주도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래리 푸글리아는 “그런 제품들은 인터넷과 디지털이 공장과 결합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푸글리아는 또 포트폴리오에 유망한 소형 중장비 제조업체 2개를 편입했다: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로퍼 테크놀로지 Roper Technologies(발전소용 산업 로봇에 특화돼 있는 이 회사는 의학 이미지 로봇도 제조한다)와 워싱턴 주에 위치한 포르티브 Fortive다(화상 탐사선부터 인공심장까지 모든 곳에 사용되는 자동화 기술 제품을 만든다). 2017년 각각 매출 47억 달러와 66억 달러를 기록한 로퍼와 포르티브는 잘 알려진 기업이 아니다. 양사는 많은 기업들의 공장 자동화를 자신들의 성장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은 로봇을 활용해 비용 감축에 나서고 있다. 이언 모티머는 “일반적으로 항공 및 방산업체로 간주됐던 보잉사가 지금은 본질적으로 IT기업으로 평가된다 점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매년 35억 달러를 R&D에 투입한 보잉사는 현재 ‘두둑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공장에 투입된 로봇들 덕분에, 회사는 5년 전보다 737 항공기 생산 속도를 60%나 높일 수 있었다. 생산성 향상에 발맞춰, 보잉사 주가는 지난해 77% 급등했다. 하지만 모티머는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중국 공장에 제품을 납품하는 일본 로봇 대기업 파누크 Fanuc 주식도 보유 중이다. 케이티 코크는 “그 공장들은 현재 직원 1,000명 당 3대의 로봇만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대규모 잠재 수요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코크는 “현재 중국의 모습은 일본의 30년 전과 같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로봇이 때론 구식이지만 멋진 인간의 작품을 대체할 순 없다. 푸글리아는 “175년 된 대표적인 연장통 제조사 스탠리 블랙 앤 데커Stanley Black & Decker가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혁신을 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재충전 가능한 ‘스마트’ 커넥티드 전동 기구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한편으론 기업 인수를 통해 업계에서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50년 연속 배당금을 늘려왔다. 현재 배당 수익률은 1.5%이다.
금융
금융 업계가 탈바꿈하고 있다. 더 많은 소비자들이 현금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와 비교할 때, 금융 섹터는 (과도한 규제는 말할 필요도 없이) 정체되어 있는 듯하다. 하지만 금융은 IT트렌드를 활용할 수 있는 몇몇 최선책을 제안하고 있다. IT는 은행이 없는 세계 곳곳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곳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활용해 제품 값을 지불할 수 있다. 거의 모든 금융기관들이 비트코인 핵심기술인 블록체인과 이 기술을 이용해 돈의 이동 방식을 혁신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래리 푸글리아는 피서브 Fiserv라는 종목을 추천했다. 금융 산업에 결제 서비스와 손바닥 스캔을 통한 생체인식 인증 기술을 제공하는 이 기업은 지난 25년간 이익이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 푸글리아는 “이 회사는 상당한 수준의 고정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분야에서, 이언 모티머의 추천주는 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 Intercontinental Exchange다. 이 회사는 뉴욕증권거래소(New York Stock Exchange)를 소유한 기업으로 널리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매출 중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20억 달러가 급성장하는 시장인 데이터 및 분석 사업에서 나오고 있다. 이 분야는 퀀트(Quantitative) 펀드와 인공지능 기반의 헤지펀드 시대에 수익성이 높은 틈새 시장이다. 모티머는 “그 분야가 고부가가치 상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일부 IPO 기업들보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하며 “금융과 IT사업을 모두 영위하는 회사가 선행 PER 20배 미만에서 거래되는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모티머는 페이팔도 보유 중이다. 12개월 선행 PER이 31배다. 그는 페이팔이 투자할 만한 종목이라고 생각한다. 이 회사는 최근 전자상거래에서 대출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곧 인기 결제앱 벤모 Venmo에서도 더 많은 매출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모티머는 페이팔의 매출이 해마다 2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평균 5%대 매출 성장이 예상되는 전통 은행들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다.
그리고 페이팔의 아군이자 적군인 마스터카드가 기술적으로 IT기업으로 분류된다는 사실도 잊기 쉽다. 손버그 인터내셔널 성장 펀드 Thornburg International Growth Fund 공동 매니저인 그레그 던 Greg Dunn은 “마스터카드는 비자보다 사업 다각화가 잘 되어 있고, 미국 이외 지역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도 더 크다. 전 세계 고객들이 현금에서 전자 결제로, 오프라인 거래에서 전자상거래로 바꾸면서, 마스터카드가 업계 승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마스터카드는 아주 견실한 사업 모델을 구축해왔다. 현재 유행하는 트렌드의 수혜 기업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던은 유럽에선 와이어카드 Wirecard라는 종목을 보유 중이다. 독일 결제 처리업체로, 글로벌 항공사들과 이케아 같은 소매 업체들의 온라인 결제를 용이하게 해주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하게 사업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던은 와이어카드가 곧 진정한 글로벌 업체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비재 주식
단순한 혁신은 고객을 행복하게 만든다. 하지만 아마존은 궁지에 몰린다.
의류부터 식료품까지 소매업 분야에서 아마존 효과를 무시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케이트 코크는 “앞으로 IT가 모든 것을 혁신할 것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다른 산업에서 아마존 같은 기업을 찾아볼 것을 추천했다.
온라인 여행 예약 분야에선 프라이스라인 Priceline이 가장 적합한 종목일 수 있다. 전체 이익의 88%에 해당하는 100억 달러 이상이 유럽에서 나오고 있다. 그곳에서 호텔과 우호적인 관계를 확립하며 동종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다. 손버그 인터내셔널 그로스 펀드의 매니저 그레그 던은 “프라이스라인이 나머지 지역 시장도 잠식할 여지가 많다”고 전망했다. 회사의 2017년 매출은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던은 이런 성장 속도가 예측 가능한 미래에도 대체적으로 지속될 것이라 믿고 있다.
기술 혁신이 역사적으로 IT와 연관성이 낮은 업계도 뒤흔들고 있다: 바로 식료품 산업이다. 단지 그 이유 때문에, 래리 푸글리아는 맥도널드와 함께 피자헛 모회사 염 브랜드 Yum Brands를 보유하고 있다(두 회사 모두 꾸준한 배당주다). 피자헛은 디지털 주문을 도입한 후 주가가 급등한 경쟁사 도미노의 전철을 따르고 있다. 고객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혹은 아마존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 Echo의 ‘알렉사 Alexa’를 통해 피자 주문을 할 수 있다. 피자헛은 지난해 10월 15도 정도 더 따뜻한 피자를 배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스키복에 들어가는 열 단열 재질과 동일한 것으로 만든 새 배달 가방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푸글리아는 “혁신은 ‘난해’할 필요가 없다”며 “따뜻한 피자에 치즈가 더 빨리 녹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그것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술 활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맥도널드는 현재 디지털 셀프 주문기를 모든 레스토랑에 설치하고 있다. 이런 조치들이 전국 규모의 신규 모바일 주문 앱과 결합돼 동일 매장 매출 상승을 이끌면 투자자의 바람대로 자연스럽게 이익도 증가할 것이다.
신흥 시장
많은 급성장 기업들이 미국과의 IT격차를 줄이고 있다.
미국의 기술력은 여전히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펀드 매니저들은 더 큰 수익 기회를 찾기 위해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그들은 “20년 전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다. 패트릭 쇼비츠는 “신흥 시장이 상품이 아니라 기술로 큰 관심을 받는 건 요즘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신흥 시장이 장기적 호황인 ‘슈퍼사이클’ 국면에 들어섰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만은 구리나 옥수수 가격 폭락처럼 쉽게 끝날 상황이 아니다.
일부 신흥 시장의 IT 기업들은 실제로 미국 우량 기업에 큰 도전이 되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아마존은 현존하는 중국 최대 기업 알리바바에 비해 존재감이 전무하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60%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2018년 회계연도에도 35%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이 회사의 성장률은 알파벳의 성장률보다 2배 더 빠르다). 래리 푸글리아는 모바일 결제에 집중하는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 Tencent와 함께 알리바바도 보유 중이다. 두 기업 모두 아마존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 케이티 코크는 “스마트폰 기술이 모바일 결제 혁명을 일으켰다”며 “신흥시장이 이 분야에서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언 모티머는 애플 대신 애플의 부품 공급업체 2곳의 주식을 보유 중이다: 대만의 캐처 테크놀로지 Catcher Technology(아이폰 용 유리케이스 제조)와 소위 ‘햅틱 Haptics’ 기술(버튼을 눌렀을 때의 촉감과 움직임을 재현하는 기술)을 구현하는 홍콩의 AAC 테크놀로지다. 두 회사는 25% 이상 영업 마진을 유지하며(애플보다 더 높다), 훨씬 낮은 PER에 거래되고 있다: 일례로, 캐처의 선행 PER은 9배다. 아이폰 X가 히트작이 안되더라도, 두 업체는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 Huawei 등 아시아에서 급성장하는 많은 고객사들을 확보하고 있다.
두 기업은 미국 증시에 상장되어 있지 않다. 모티머는 미국인들이 쉽게 살 수 있는 주식으로 뉴 오리엔탈 에듀케이션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 New Oriental Education and Technology Group 을 추천한다. 이 기업은 중국 최대 온·오프라인 사교육업체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JEN WIECZNER WITH SCOTT DECAR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