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M&A 소화불량' 안방보험, 中 당국에 경영권 넘겨

무분별 인수로 자금난 불거져

1년간 위탁경영…회장은 기소

ABL·동양생명에 파장 올수도

중국 보험당국이 경영악화와 자금난 루머가 불거졌던 안방보험에 대해 1년간 위탁경영에 나서기로 했다. 무분별한 해외 인수합병(M&A)의 상징으로 여겨져 중국 당국의 정밀내사 대상이 됐던 안방보험에 사실상 시진핑 지도부가 본보기 철퇴를 내린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안방보험 리스크가 최대주주인 한국 동양생명과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에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 보험당국인 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23일 고위층 비리연루 의혹과 함께 불투명한 경영구조로 논란이 돼온 안방보험의 경영권을 접수하고 우샤오후이 회장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보감회는 이날부터 1년간 안방그룹을 위탁경영한다고 공지하면서 “이번 조치는 안방그룹의 경영을 안정시키고 보험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감회는 또 “안방그룹이 보험법규를 위반한 경영행위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 같은 법규위반 행위가 지속되면 보험금 지급 능력이 심각하게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 회장이 구속된 상태인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 매체들은 그가 당국의 신변통제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인민은행을 비롯해 보험·은행·증권·외환 당국자들이 참여한 위탁경영팀은 이날부터 안방그룹 주주총회와 이사회·감사회 등의 직무를 중단시키고 경영업무를 이관받았다. 향후 1년간 안방보험의 법정대표도 보감회 위탁경영팀이 맡는다.


덩샤오핑의 외손녀사위로 알려진 우 회장은 지방 자동차보험업으로 사업을 시작한 후 중국 권력층 2세인 태자당 등 최고위층 인사들과의 친분을 활용해 사업을 확장해왔다. 최근 수년간은 미국 뉴욕 아스토리아호텔과 네덜란드 보험사 비밧, 한국 동양생명 등 해외 기업 M&A로 외형을 키워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진핑 지도부가 중국 기업들의 무분별한 해외 M&A에 제동을 걸면서 우 회장의 개인 비리 등이 중국 매체 등을 통해 흘러나왔고 그가 중국 당국의 사정 대상에 올랐다는 관측이 잇따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16년 11월 우 회장이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만나 뉴욕의 쿠슈너 소유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협의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중국 당국의 안방보험 압박이 본격화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여름 보감회 등을 통한 안방보험그룹 조사와 우 회장의 구금, 출국금지, 사임설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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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중국 안팎의 매체들과 글로벌 금융가에서는 중국 당국이 안방보험의 해외자산을 매각하는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 당국이 무분별한 해외 M&A 기업으로 지목하며 금융규제 대상에 올렸던 완다그룹의 경우 최근 주력사업들과 해외자산을 잇달아 매각하며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안방보험은 동양생명 지분 42%를 가졌고 안방그룹홀딩스는 동양생명 지분 33.3%와 ABL생명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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