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文의 北美대화 중재 2R... 김영철에 비핵화 언급할 수도

文 "한미 영원히 함께 갈 것" 이방카 "비핵화 보장해야"

실무급 '탐색전 대화' 가능성

후커 보좌관 역할 주목

2415A03 치열한 평창 폐막식 외교전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은 23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 청와대 참모들과 만찬을 하며 북한 문제, 한미 통상 현안 등에 대해 폭넓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이방카 보좌관은 3박4일 일정 대부분을 평창·강릉에서 보내며 주로 미국 선수단 경기 관람 및 응원을 할 것으로 보인다.


3박4일간의 이방카 보좌관 방한 일정에서 문 대통령과 만날 기회가 많아 직접 북미대화를 요청하는 등 문 대통령의 ‘대화 중재’ 2라운드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에게 비핵화 이슈를 꺼내 들 가능성도 있다.

우선 이날 오후8시20분부터 9시50분까지 1시간30분간 국빈급을 대접하는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만찬에서 문 대통령은 “남북 간 활발한 대화가 진행되고 있고 한반도 긴장 완화, 남북관계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북대화를 강력히 지지해준 덕분이다. 깊이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한미연합사 구호가 함께 갑시다, ‘we go together’다. 그 구호대로 한미 양국이 영원히 함께 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핵화,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 등 북한이 민감해하는 단어를 모두 배제하고 미국의 노력에 사의를 표하며 미국에 가까이 다가서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 문 대통령은 “미국 선수단에는 스노보드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계 선수가 선전을 하고 있고 우리나라 남녀 아이스하키팀에도 미국 출신 선수가 있다”며 “이번 올림픽에서 한미가 얼마나 가까운 관계인가를 다시 한 번 느꼈다”며 공통분모 만들기에 나섰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할 때마다 평창 성공을 위해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달라고 했다”며 “미국의 관심과 협력이 지금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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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방카 보좌관은 초대해준 것에 사의를 표하며 “이 자리를 통해 양국 간의 우정과 협력, 파트너십을 재확인함은 물론이거니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최대한의 압박을 위한 공동의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라 생각한다”며 “우리가 이렇게 양국 간의 협력과 가치관을 재확인하면서 다시 한 번 이 자리에 오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최대한의 압박(maximum pressure)’, 한반도 ‘비핵화(denuclearized)’ 등 문 대통령이 언급하지 않은 사안들을 말했다.

한편 양측이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기는 했지만 북미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은 계속 나오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 이후 미국에서는 “북한과의 대화 의제는 비핵화”라면서도 “의제 설정을 위한 예비대화를 해야 할지 모른다” 등 ‘탐색적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는 당국자들의 발언이 나온 바 있다. 이날 김상균 국가정보원 대북담당 2차장도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 부위원장이 비핵화 등을 실질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규정해 북한이 우리와의 대화에서 비핵화를 언급하고 이를 발판으로 북미대화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북미가 만난다면 폐막식인 오는 25일 오후 VIP 관람석에서 마주칠 가능성이 있으며 이방카 보좌관이 출국하는 26일에도 볼 시간이 있다. 이방카 보좌관을 제외한 북미의 실무급 회동이 있을 수 있으며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부담이 있는 김 부위원장을 제외한 북측 대표단과 미국이 만날 가능성도 있다.

북미대화가 추진될 경우 미 수행단 중 앨리슨 후커 국가안보회의(NSC) 한국 담당 보좌관이 열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후커 보좌관은 지난 2014년 케네스 배 등 북한 억류 미국인을 석방하기 위해 방북했을 때 김 부위원장과 만나 서로 구면이다. 펜스 부통령의 이달 방한 때도 한국에 함께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미국 측에서는 강경파로 분류되는 제임스 리시 상원의원(공화당),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 등이 함께했다. 이 중 리시 의원과 샌더스 대변인은 24일 오전 평창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하기로 해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이태규·변재현기자 classic@sedaily.com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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