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위원회가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오태석 연출의 신작 공연 지원 여부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 후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예술위원회 위원들은 23일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위원들은 오태석 연출이 대표로 있는 극단 목화의 3월 공연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공문을 발송했다”며 “문제가 확인될 경우 절차에 따라 적법한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일단 공연 취소 여부 결정을 보류했다.
문예위 관계자는 “절차상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공문을 보낸 뒤 그 결과에 따라 행정조치를 해야 한다”면서 “답변 시한인 28일 이후 다시 지원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예위는 창작신작 지원사업인 ‘공연예술 창작산실’ 지원작 중 하나로 오태석 연출의 신작 ‘모래시계’를 선정했다. 선정작에는 1억원이 지원된다. ‘모래시계’는 3월15일부터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다.
문예위는 성폭력 문제가 드러난 이윤택 연출에 대해서는 추천단체인 한국극작가협회의 취소 요청과 위원회 의결에 따라 심의위원 후보단에서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이윤택 연출과 관련된 사업은 2018년도 문예진흥기금사업 지원 선정에서도 일체 배제하기로 했다. 문예위의 2017∼2018년 오페라 지원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이윤택 연출의 오페라 ‘꽃을 바치는 시간’은 이 연출 측에서 사업을 포기함에 따라 이미 지원된 2천만원을 회수할 예정이다.
문예위는 또 앞으로 문예진흥기금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원 신청자의 성폭력 문제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지원사업 선정에서 배제하고 지원을 취소하는 등의 행정조치를 할 계획이다.
예술위는 “성폭력을 문화예술계에서 뿌리 뽑아야 할 병폐로 인식하고 앞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인복지재단 등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재발 방지에 노력할 것”이라며 “성폭력 외에도 예술가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부조리가 근절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전날 오태석 연출가가 동행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오 연출의 작품 ‘템페스트’의 페루 리마 공연예술축제 참가 경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일방적으로 지원을 취소할 경우 페루 축제 측과 공연계약 파기로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릴 수 있고 다른 공연 단체들의 해외 진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조건부 지원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