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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 성폭력 폭로' 김수희 "미투, 韓사회 만연한 문제에 예술계가 뜨겁게 반응한 것"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가 26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극단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 제작발표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극단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가 26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극단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 제작발표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극단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여성들의 목소리다.”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의 성폭력을 가장 먼저 폭로한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는 26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극단 ‘플래시 온 창작 플랫폼’ 제작발표회에서 “한국 연극이 무너졌다, 희망이 없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한국 사회에 만연했던 문제에 대한 이의제기였고 더욱 취약했던 예술계가 가장 뜨겁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 이어지고 있는 공연예술계 성폭력 파문에 대해 이같이 논평했다. 지난 14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한 이후 김 대표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김 대표는 이번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에서 2015년에 선정된 김경민 작가의 ‘너와 피아노’(3월 15~18일) 연출을 맡는다. 작품의 줄거리는 피아노 교습소를 배경으로 평범한 재능을 지닌 제자를 무시하고 폭언과 학대를 일삼는 선생님의 이야기로 문화예술계 성폭력 사태의 근원으로 지적되는 문화권력과 권위주의에 따른 폭력을 화두로 한다는 점에서 최근의 사태와 묘하게 맞닿는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3년 전 쓴 작품이 지금과 만나고 있다는 게 조금은 당황스럽고 반갑기도 하면서 조심스럽다”며 “이것이 구조 속의 선택의 문제인지 구조의 문제인지 답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극을 처음 시작한 20대 시절에는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지만 40대가 된 지금은 나의 문제만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런 얘기를 해보자고 하는 데까지 10년 이상이 걸렸다”며 “이 모든 사안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나 혼자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함께 풀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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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은 매년 2명의 신진 극작가를 선발, 시놉시스 개발 및 멘토링, 단계별 공연 제작비 등을 지원하는 창작 지원 사업으로 김광보 서울시극단 예술감독과 고연옥 작가가 멘토로 참여한다.

김광보 예술감독은 “우리 공연계는 1~3년 미만 경력의 등단작가들이 소진되는 구조로 이들이 안정적으로 작품을 개발하고 공연화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다”며 “장기적인 지원을 통해 시놉시스 개발부터 본공연에 이르기까지 길을 만들어주는 것이 이 사업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너와 피아노’(김경민 작, 김수희 연출) ‘나의 엘레닌’(김아로미 작, 민새롬 연출) ‘체체파리’(송경화 작·연출) ‘네가 있던 풍경’(이보람 작, 이은영 연출) 등 이번에 공연하는 네 착품은 2015년부터 선발한 지원 작품들로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다음달 15일부터 4월 8일까지 선보인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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