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김윤수 애플라인드 대표 "헝가리 쇼트트랙 첫 金 뒤엔 애플라인드 있었죠"

지난해 1월부터 유니폼 후원

안감에 방탄소재 써 부상위험↓

일체형 디자인으로 저항 최소화

英 등 유럽서도 제작문의 쇄도



지난 22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5,000m 계주 결승전이 열린 강릉 아이스아레나 경기장. 헝가리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이 사상 처음으로 국민들에게 금메달을 안기는 순간이었다.

‘헝가리 윙크남’으로 큰 인기를 얻은 산도르 리우 샤오린 선수는 경기 막판에 앞으로 치고 나가면서 1위로 올라섰다. 헝가리는 1924년 제1회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이래 94년만에 첫 금메달 획득의 기쁨을 만끽했다.


헝가리 쇼트트랙 팀을 지도한 전재수 코치뿐만 아니라 뿌듯함을 느꼈을 한국인이 한 명 더 있다. 김윤수 ‘애플라인드’ 대표다. 국내 기능성 스포츠웨어 기업인 애플라인드는 지난해 1월부터 헝가리 쇼트트랙 국가대표의 유니폼을 제작, 후원하고 있다.

26일 강원도 원주 본사에서 만난 김윤수(사진·59) 대표는 “쇼트트랙이나 스피드 스케이트와 같이 속도를 겨루는 주요 종목은 찰나의 순간에 승부의 결과가 바뀌기 때문에 선수들은 0.01초라도 기록을 단축시키기 위해 유니폼과 장비 결정에 매우 신중하다”며 “보통 빙상 유니폼은 네덜란드에서 제작한 제품을 선호하는데, 토종 기술력으로 제작한 우리나라 브랜드 빙상 유니폼을 외국 국가대표팀이 선택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영국 등 유럽에서도 스포츠 의류 제작 문의가 들어오고 있으며, 헝가리 실업팀에서는 이미 유니폼 추가 주문을 마쳤다”고 말했다.


잇따른 유럽 국가들의 러브콜엔 이유가 있다. 스케이트 날에 선수가 다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애플라인드는 경기복 안감에 방탄 소재를 써서 부상의 위험을 줄였다. 또 미세한 움직임에도 근육의 떨림을 잡아주고 허벅지 등 힘이 필요한 부위에 집중적인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컴프레션 기능과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일체형 디자인을 적용하며 애플라인드의 기술력을 집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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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 기술력 하나로 모태범, 기보배, 김민석 등 많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입소문을 타고 성장한 애플라인드는 국제 경기대회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국내 의류 브랜드다. 리복·아디다스·미즈노 등 글로벌 브랜드 사이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세계빙상연맹(ISU) 심판과 대회 운영위원 약 120명의 패딩 자켓도 제작했으며 전주자복도 지원했다. 전주자복은 루지·스켈레톤·크로스컨트리 알파인스키 등 모든 종목에 선수들이 미리 코스를 점검하기 위해 실전처럼 탈 때 입는 옷이다.

지난 25일에는 중국의 국영 1급 회사인 화체그룹 유한공사 관계자가 애플라인드를 방문했다. 화체그룹은 중국 체육국 산하 기관으로 중국 전역의 올림픽 주 경기장을 비롯해 체육관의 건립과 운영을 총괄한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평창 올림픽 시설을 둘러보고 애플라인드의 빙상·설상 종목 의류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중국에는 아이스링크장만 800개가 넘고 빙상 꿈나무가 5,000만명이라고 한다”며 “해당 관계자들이 많은 선수들에게 한 차원 높은 경기복을 입히고 싶어한다고 들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애플라인드는 지난해 2월부터 은퇴한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과 협업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은퇴한 선수들로 구성된 마케팅 기업 ‘국가대표 플랫폼’은 애플라인드의 품질을 인정해 체육고등학교와 운동선수 단체, 생활체육회에 알리고 다닌다. 계약이 성사되면 발생한 수익금으로 은퇴 선수들의 생활과 유망주 학생들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섬유산업이 사양산업이란 말은 틀렸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특별히 스포츠웨어 브랜드는 꾸준히 역사를 쌓아 문화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미래지향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리복과 미즈노, 퓨마, 아디다스 등 오랜 시간에 걸쳐 스포츠 브랜드는 그 시대를 살아간 국민들이 공유하는 가치와 문화를 만들어낸다”며 “내로라 하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반열에 한국의 애플라인드를 올릴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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