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선거당국이 오는 4월에 치를 예정이었던 대선을 5월 말로 연기했다.
1일(현지시간) 국영 VTV 등 현지언론은 이날 티비사이 루세나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애초 4월22일로 예정됐던 대선을 5월20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루세나 선관위원장은 “연기된 대선일에 지방의회선거도 함께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이날 집권 여당인 통합사회주의당(PSUV)이 야당 후보인 엔리 팔콘 전 라라주 주지사, 야권의 9개 정당과 논의한 끝에 내려진 것이다.
앞서 지난 1월 베네수엘라 여권이 사실상 장악한 최고헌법기관인 제헌의회는 12월로 예상됐던 대선을 늦어도 4월30일까지 시행하도록 명령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한 바 있다. 이에 우파 야권 연합인 국민연합회의(MUD)는 재선에 도전하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맞설 주요 야권 후보들이 가택연금 중이거나 수감돼 대선에 참여할 수 없다는 점을 거론하며 대선 불참을 선언했다.
이번 합의는 대선 참여 여부를 놓고 야권이 분열된 가운데 나왔다. 일부 강경세력은 대선 때 후보를 내면 대선의 합법성을 뒷받침하는 것인 만큼 불참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일부는 대선 불참이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을 방관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이견을 제기하며 맞섰다. 이날 PSUV와 야당은 모든 선거절차를 감시할 유엔 선거참관단 파견을 위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초청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MUD가 강력하게 요구한 부분이다. PSUV는 또 해외 거주 베네수엘라인들의 투표등록 시한을 연장하고 이들이 선거운동 기간에 언론과 소셜미디어에 내국인과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방안에도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