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단독]권오현·최태원·정의선 中 보아오포럼 간다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

JY 대신 흔들리는 中시장 챙기고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 진두지휘

최태원 SK 회장

매년 참석하다 지난해에만 불참

對中 관계개선 협력 강화에 주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첫 참석…글로벌 CEO들과 토론

中판매량 회복에 힘 싣겠단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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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중국 보아오포럼에 대거 참석한다. 보아오포럼은 아시아 각국 정·재계 고위 인사는 물론 글로벌 기업 리더까지 총 2,000여명이 참석하는 연례행사다. 지난해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중국의 힘’을 절감하고도 총수들이 국정농단 사태 등에 연루되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주요 대기업 총수가 대거 불참했지만 올해는 달라진 기류가 감지된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다음 달 8일부터 중국 하이난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교통수단의 미래(The Future of Transportation)’를 주제로 한 세션의 패널로 나선다. 패널 토론은 물론 정 부회장이 보아오포럼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처음이다. 정 부회장은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바이튼’ 사장 겸 공동 창업자인 다니엘 키르케르트, 존 첸 블랙베리 최고경영자(CEO) 등과 이동 수단의 빠른 진화를 주제로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보아오포럼은 이 같은 내용을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정 부회장의 보아오포럼 참석은 중국 시장 회복에 힘을 싣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의 중국 합자법인인 베이징현대와 둥펑웨다기아는 지난해 한중 관계 악화로 판매량이 반 토막 났다. 눈 뜨고 당한 현대차로서는 중국 내 네트워크가 절실했을 법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현대차그룹의 첫 번째 과제는 중국 시장의 판매량을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정 부회장이 보아오포럼을 처음으로 찾는 것 역시 신차 출시에 앞서 중국 시장에 퍼져 있는 반한 감정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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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2012년 보아오포럼 이사를 지내며 중국과 인연이 깊은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국정농단 사태 관련 검찰 수사로 참석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예년처럼 참석해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최재원 SK 수석 부회장도 참석자 대표 명단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에서는 권오현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참석한다. 전문경영인인 권 회장 역시 보아오포럼 첫 참석이다. 보아오포럼 상임이사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초 사무국에 이사직을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한 가운데 권 회장이 삼성의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에 나서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공급가격을 놓고 중국 현지 스마트폰 업체들이 자국 정부에 불만을 토로하고 이에 정부가 담합 여부 조사에 나서는 등 분위기가 심상찮자 최고경영진이 중국 행보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상임이사직을 유지할지도 관심사다. 이 부회장은 2013년 최태원 회장 후임으로 상임이사에 오른 후 왕성한 활동을 벌여왔다. 이사 자격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중국 총리를 만나기도 하는 등 포럼 이사 자격을 중국 내 네트워크 구축에 십분 활용했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며 지난해는 참석하지 못했다. 5년인 임기는 오는 4월까지고 연임하는 게 관례이지만 이 부회장은 2심 판결을 앞두고 포럼 사무국에 연임 고사의 뜻도 전달했다. 다만 이 부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풀려난 만큼 상황이 달라질 여지도 있다는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일단 고사의 뜻을 밝혔고 이를 수용하느냐 마냐는 사무국과 이사진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088350) 상무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재영·조민규·박성호기자 jyhan@sedaily.com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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