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성폭력범죄특별수사대는 5일 법무부에 이씨에 대한 긴급출국금지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오늘 오후 2시30분부터 12시간 동안 출국 금지되고 향후 법무부 승인 시 한 달간 출국이 금지된다. 향후 법무부가 출국금지를 승인하면 한 달간 출국이 금지 될 예정.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 스튜디오에서 열린 성추행 논란 공개 사과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이씨는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시절 극단원들을 상대로 성추행 및 성폭력을 상습적으로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의 성추문은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가 지난 달 14일 새벽 자신의 SNS를 통해 이윤택 연출이 과거 자신을 성추행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그는 ‘metoo’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10년 전 지방공연 당시 이윤택 연출가로부터 성추행당한 일을 공개했다. 이윤택 연출가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연극 ‘오구’의 지방공연 때였다며 우회적으로 밝혔다.
이후 김수희씨 등 피해자 16명은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변호사 101명으로 구성된 ‘이윤택 사건 피해자 공동변호인단’을 통해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검에 이씨를 고소했다. 검찰은 내부 검토를 거쳐 서울경찰청 성폭력범죄특별수사대에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김수희 대표는 5일 서울 서초구 서울 지방변호사회관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들과 함께 고소장을 쓰기까지 참 고단한 시간이었다. 추행 수위와 관련된 자극적인 기사들, 피해자를 추적하고 비방하는 sns 글들로 여러 번 상처입고 또 많이 울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응원을 보내고 힘을 실어주셨다”고 말했다. 또한 “고통 받으신 많은 분들과 함께 그 분들을 대신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전했다.
이주민 서울청장은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이윤택씨와 관련해, “제기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피해사실 확인 차원에서도 수사가 엄정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피해자가 원한다면 (피해사실을) 적극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윤택씨의 가해 행위는 대부분 2013년 친고죄 폐지 이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010년 신설된 상습죄 조항을 적용하면 2013년 이전 범행이라도 처벌이 가능할 수 있다고 보고 이 부분을 집중 검토할 방침이다.
‘긴급출국금지’ 신청 후 이씨의 상습적 강간·강제추행을 밝힐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해당 기간 범행에 대한 단순 강간·단순 강제추행 등은 처벌할 수 없지만, 상습성이 인정되는 강간·강제추행·업무상 위력 간음은 처벌할 수 있기 때문.
이 서울청장은 “공소시효가 지났다 해도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나올 수 있고, 다른 법률을 적용할 여지도 있어 수사는 당연히 해야 한다”며 “필요하면 법조계나 여성계 등 외부 전문가 의견도 충분히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택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선택에 많은 이들이 응원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성추행은 인정하지만 성폭행은 강하게 부인한 이윤택. 이씨에 대한 신속한 수사와 엄정한 확인, 엄중한 처벌만이 작은 희망이 될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