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安, 미투운동 언급하며 사과한 날도 성폭행했다"

"안희정에 성폭행" 女비서 폭로 파문

"무조건 따라야 하는 사이

내가 원해서 한 관계 아냐"

위계에 의한 성폭행 주장

"다른 피해자도" 논란 커질듯

金씨, 오늘 검찰 고소 예정

안희정 충남지사의 정무비서인 김지은씨가 JTBC방송에 출연해 안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히고 있다. 김씨는 “공보비서로 지낸 8개월간 네 차례 성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사진캡처=JTBC안희정 충남지사의 정무비서인 김지은씨가 JTBC방송에 출연해 안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히고 있다. 김씨는 “공보비서로 지낸 8개월간 네 차례 성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사진캡처=JTBC


안희정 충남지사의 현직 비서가 안 지사로부터 수시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안 지사 측은 “합의한 관계”였다고 밝혔지만 비서는 “최대한 거절했다”며 위계에 의한 성폭행임을 주장했다. 또 “안 지사에 의한 다른 피해자가 있다”고도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안 지사의 정무비서인 김지은씨는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 지사가 지난해 6월 말부터 8개월간 네 차례 성폭행하고 수시로 성추행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9대 대선 때 안희정 후보 캠프에서 일하다 대선이 끝난 뒤인 지난해 6월 말부터 안 지사의 수행비서로 근무했다. 김씨는 안 지사가 별도의 시험 없이 직접 채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그가 가진 권력이 크다는 것을 알고 늘 수긍하며 기분을 맞춰야 하는 게 수행비서라 거절할 수 없었다”며 “내가 원해서 한 관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합의한 관계’였다는 안 지사 측 입장에 대해서는 “나는 지사님과 합의하는 사이가 아니다. 무조건 따라야 하는 사이”라며 사실상 위계에 의한 관계였음을 강조했다. 특히 안 지사가 “너에게 상처를 줘서 미안하다” “내가 부끄러운 짓을 했다”는 등의 발언을 해온 만큼 합의에 의한 관계가 아니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게 김씨의 생각이다.


또 지난해 스위스 출장에서 “아닌 것 같다” “모르겠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전달했지만 안 지사의 성폭력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비서라는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거절 의사를 표했고 안 지사는 이를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안 지사는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을 이용해 수시로 김씨에게 ‘미안하다’ ‘다 잊어라’ 등의 사과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대화내용이 자동으로 지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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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지사가 최근 미투운동을 언급하며 사과하고는 다시 성폭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씨는 “안 지사가 방으로 불러 ‘미투운동을 보면서 너에게 상처가 됐다는 걸 알았다. 미안하다’고 말해 ‘오늘은 안 그러겠구나’라고 생각했지만 그날도 결국 그렇게 하더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안 지사의 미투 언급을 ‘(이 일을) 외부에 말하지 말라’는 “무언의 지시로 알아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김씨는 이날 “안 지사에 의한 다른 성폭력 피해자가 있다”고도 말해 파문이 예상된다. 그는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나선 이유를 설명하며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것을 안다.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피해자가 안 지사에 의한 피해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국민들이 나를 지켜준다면 그분들도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폭로로 신변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두려움도 드러냈다. 김씨는 “이후 내게 닥쳐올 변화들이 충분히 두렵다”며 “제일 두려운 것은 안 지사다. 내가 오늘 이후 없어질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게 방송이라고 생각했다”며 “그(안 지사)를 막고 싶었고 내가 벗어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김씨 변호인단은 이르면 6일 안 지사를 성폭행 혐의로 검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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