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권 AI 열풍 선두에 선 우리은행, 똑똑한 기술 서비스로 고객 접점 늘린다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금융권에 인공지능(AI) 열풍이 불고 있다. 이미 많은 금융사가 AI 기술을 기반으로 서비스·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의 신선한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 챗봇, 음성인식 뱅킹 서비스를 선보인데 이어, 로봇 은행원을 도입해 금융권의 인공지능 열풍을 이끌고 있다.





우리은행이 서비스 중인 인공지능 기반의 로보어드바이저 프로그램.우리은행이 서비스 중인 인공지능 기반의 로보어드바이저 프로그램.



서울 중구에 있는 우리은행 명동 금융센터 입구에 들어서면 고객들을 반기는 마스코트 하나를 만날 수 있다. 그 주인공은 인공지능 로봇 ‘페퍼’다. 페퍼는 고객들에게 각종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각종 다른 콘텐츠도 탑재하고 있어 순번을 기다리는 고객들의 무료한 시간을 달래주고 있다.

물론 인공지능 로봇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아쉬운 점이 많다. 상품 소개도 고객의 금융패턴을 분석하는 게 아니라 이미 입력된 상품 정보를 알려주는 수준에 머물러있다. 페퍼와의 대화도 가능하지만 미리 기억된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응대하는 방식이다. 시간, 날씨 등 주입된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인공지능 로봇 ‘페퍼’의 등장은 국내 금융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그동안 금융권의 인공지능 활용은 한정된 영역에서만 진행돼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투자자의 성향을 기반으로 자산 운용을 도와주고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다. 이미 로보어드 바이저는 국내 대다수 금융사들이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페퍼는 다르다. 매우 한정적인 기능을 가졌지만, 인공지능 기반의 ‘로봇’을 은행 점포에 끌어왔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적지 않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페퍼의 존재는 점포를 찾는 고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꾸준한 기능 업데이트를 예고한 만큼, 보다 진일보하는 페퍼의 모습이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페퍼의 사례에서 보듯, 우리은행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인 인공지능 기술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금융사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다양한 방면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인공지능 챗봇, 음성인식 AI 뱅킹 서비스 등은 우리은행이 선도하고 있는 인공지능 활용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현재 우리은행은 고객센터 상담시스템에 인공지능 기술을 추가하는 챗봇 기반 상담시스템 재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원래는 지난 설 연휴에 차세대 시스템 테스트를 진행한 뒤 2월 중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다소 늦춰지고 있다. 우리은행 측은 “오는 5월로 예정된 최종 테스트 이후 그 결과에 따라 차세대 시스템 오픈과 새로운 상담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우리은행은 이동통신사 KT와 인공지능 기반 금융비서 서비스 제공을 포함한 포괄적 업무를 진행하는 협약을 체결했다.우리은행은 이동통신사 KT와 인공지능 기반 금융비서 서비스 제공을 포함한 포괄적 업무를 진행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우리은행에선 인공지능 기술의 고도화를 위한 투자와 외부기관과의 협력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은 LG CNS와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신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우리은행은 LG CNS와 함께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공동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의 금융 노하우와 LG CNS의 연구개발(R&D) 인력 및 시스템 구축 노하우를 접목해 공동 투자·개발·운영에 대한 로드맵도 마련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음성인식 인공지능 뱅킹, 인공지능형 챗봇 등 우리은행의 AI금융 노하우를 LG CNS의 AI플랫폼 ‘DAP’과 접목하는 공동 플랫폼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신기술·신사업에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도 이종기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적극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우리은행은 이전부터 국내 금융시장에서 트렌드 변화에 가장 잘 대응하는 금융사로 손꼽혀왔다. 인공지능이 중심에 서기 전, 금융시장 기술 트렌드 중심에 서 있던 플랫폼은 ‘모바일’이었다. 대다수 금융사들이 발 빠르게 모바일에서도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선보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손 안의 은행’을 표방하긴 했지만, 오프라인 은행의 연장선 상일 뿐, 그 이상의 무언가는 없었다. 이러한 흐름에 반기를 든 곳이 바로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5년 국내 금융사 최초로 모바일 전문은행 플랫폼 ‘위비(Wibee)’를 론칭했다. 이는 우리은행이 내세운 이른바 ‘디지털퍼스트(Digital First)’ 전략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이후 우리은행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금융권 최초의 모바일메신저 ‘위비톡’, 위비멤버십통합관리 플랫폼 ‘위비플랫폼’ 등을 차례로 선보이며 모바일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시작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금융사’라는 아이덴티티를 굳건히 유지하며 모바일플랫폼에서만 판매하는 맞춤형 금융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했다. 금융권 최초의 중금리 모바일대출 상품 ‘위미모바일대출’을 포함해 ‘위비짠테크적금’, ‘위비개인MMF‘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완성된 모바일 플랫폼에 인공지능 기술을 더해 고객과의 접점 확대에 적극 활용하기도 했다. 음성과 텍스트 입력만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금융권 최초 음성인식 AI 뱅킹 ‘소리(SORi)’에 이어 고객별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우리로보-알파‘를 내놓았다. 이들 서비스는 모두 모바일 앱을 통해 직접 간편하게 인공지능 기술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업계에선 우리은행의 이 같은 노력이 국내 대표 디지털 금융사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김병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