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퇴직연금시장의 적립금 규모가 최근 4년간 2배 가량 늘어나며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확정급여(DB)형에 비해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확정기여(DC)형의 가입이 더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6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퇴직연금시장 적립금 규모는 2017년말 현재 167조원으로 전년 대비 1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이후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유형별로 보면 지난해 말 기준 DB형 66.5%, DC형 24.3%, 개인형 IRP 9.2%로 여전히 DB형이 압도적인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퇴직연금은 도입 초기만 해도 DB형을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해 지금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2011년 이후로는 DC형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이다. 2011년말 이후 지난해 말까지 DC형과 개인형 IRP 비중은 각각 7%포인트, 2%포인트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DB형 비중은 9%p 감소해 2006년 수준까지 하락했다. 유형별 사업장 및 가입자 증가율에서도 2016년 중 DC형 도입 사업장과 가입자 수 증가율이 각각 11.6%, 9.5%로 DB형 증가율 6.6%, 8.1%를 웃돌고 있다. DC형의 경우 퇴직연금 도입기간이 5년 미만인 사업장 비중이 2016년말 기준 전체의 79%로 DB형의 51% 대비 매우 높은 수준으로, 최근 퇴직연금을 도입하는 사업장은 DC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퇴직연금시장은 아직까지는 원리금보장 상품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최근 증권사를 중심으로 원리금비보장 상품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체 시장규모 대비 절반에 육박하는 은행 및 생보 DB형 퇴직연금의 원리금비보장 상품 비중은 각각 4.4%, 1.9%로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매우 작은 증권사 DC형 및 IRP 퇴직연금의 원리금비보장 상품 비중은 각각 49.2%, 41.6%에 달한다.
퇴직연금 수익률은 2016년까지는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증시 상승 의 영향으로 원리금비보장형 상품을 중심으로 수익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95%가 넘는 은행과 생보의 DB형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2017년 평균 수익률은 각각 1.2%, 1.7%였으나 원리금비보장형 비중이 40%를 넘는 증권사의 DC형과 IRP 원리금비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은 각각 7.6%, 7.0% 수준을 나타냈다.
자본연은 “DC형의 수익률 개선과 함께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도입 증가로 DC형의 퇴직연금시장 비중 확대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