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모(33)씨는 얼마전 갤럭시 S9을 자급제용 스마트폰(언락폰)으로 사전 예약하려다 유통점 직원의 설명을 듣고 포기했다. 분실·파손 보험 가입이 전혀 안 되는데다 대중교통에 편리한 티머니도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파손 보험이 가능하다는 또 다른 이야기를 듣고 혼란스러워졌다. 이 모씨는 “스마트폰을 자주 떨어뜨리는 편이어서 파손보험을 항상 가입하는데 자급제폰에 대한 설명이 제각각이라 어떤 이야기를 들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곤혹스러워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 갤럭시 S9·S9플러스의 자급제용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분실·파손 보험 가입 유무 등 기본 정보가 부족해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예약판매에 들어간 갤럭시 S9·S9플러스는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 첫 자급제 판매 제품으로 향후 자급제 시장의 성패를 엿볼 수 있는 가늠자로 여겨진다. 자급제폰은 제조사가 통신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유통점에서 판매하는 휴대폰을 의미한다. 통신사 유심(USIM)만 꽂으면 사용할 수 있어 ‘공(空)기계’ ‘언락(unlock)폰’으로도 불린다. 갤럭시 S9 시리즈는 통신비 인하를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 ‘통신비 정책협의회’에서 자급제를 활성화시키기로 한 뒤 나온 첫 번째 모델이다.
갤럭시S9의 경우 프리미엄폰으로는 첫 자급제 제품이면서도 기존과 달리 출고가격이 이통사 출시 제품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최근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서울 강서 지역의 한 대형 유통점 관계자는 “약정형을 찾는 고객들이 당연히 더 많지만 자급제폰 수요도 생각보다 많다”며 “해외로 가거나 선물용으로 찾는 사람들과 2년 약정이 싫은 고객들이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명 중 4명 정도는 자급제폰을 찾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첫 자급제용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과 달리 부가 서비스 등 기본 정보는 아직까지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많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가입하는 분실·파손 보험의 경우, 유통점과 이통사 상담원마다 가입 가능 유무를 전혀 다르게 안내해 오히려 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서울 마포구의 한 대형 유통점은 이통3사 모두 분실·파손 보험이 가능하다고 안내한 반면 주변에 위치한 다른 유통점은 아예 불가능하다는 서로 상반된 답변을 내놓았다. 이통사 상담원들도 파손보험만 가능하다거나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경우에 한해 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고 안내하는 등 현장에서 정보 혼선이 큰 실정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S9 자급제폰을 통신사 전산망에 등록해 확정기변으로 사용할 경우 이통3사 모두 분실·파손 보험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
이처럼 현장에서 정보가 제각각인 이유는 그동안 자급제폰이 중저가 구형 모델 위주여서 시장의 관심이 적다보니 유통망 등에서도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왔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 자급제폰으로 나오는 것은 갤럭시 S9이 처음이다보니 판매점에서도 부가서비스 정보를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며 “앞으로 자급제폰 점유율이 높아지면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