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5,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추진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9월에도 5,000억원을 증자한 바 있다. 증자에 성공하면 자본금은 1조3,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카카오뱅크는 7일 이사회를 열고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8일 밝혔다. 카카오뱅크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7%이다.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보통주 2,000억원, 우선주 3,000억원으로 구성된다. 카카오뱅크는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기존 주주에게 현재 지분율에 따라 배정했으며, 주금 납입 예정일은 4월 25일로 정했다. 유상증자에 우선주가 섞인 것은 증자에 참여하지 못한 주주가 있으면 생길 실권주를 카카오가 인수하기 위해서다.
카카오뱅크는 정보기술(IT) 기업인 카카오의 주도로 만들어진 은행이다. 그러나 은행법상 은산분리의 원칙에 따라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10%만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최대주주는 한국투자금융지주(58%)다. 만약 유상증자를 보통주로만 전액 했다가 실권주가 나오면 카카오는 이를 인수할 수 없어 사실상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인수해야 한다.
반면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은산분리에 적용받지 않아 실권주가 나오면 카카오가 얼마든지 인수할 수 있다. 또 향후 은산분리 원칙이 완화되거나 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IPO)를 할 경우에는 이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유상증자에서 보통주는 기존 주주들이 증자를 소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했다. 나머지 필요한 자금은 우선주 방식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은 1조3,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빠른 자산 증가와 신규 상품 및 서비스 출시 등을 위한 자본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증자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또 다른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이르면 이달 말 유상증자를 결정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확정하려 했지만, 일부 주주사가 참여를 확정 짓지 못해 일정이 연기된 상태다. 케이뱅크는 새로운 투자자를 확보해 증자 규모를 5,000억원까지 늘리려 했지만 난항을 겪어 목표 금액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