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정찬주 작가 "임금 아닌 '백성의 신하' 꿈꾼 인간 이순신 이야기 그렸죠"

'이순신의 7년' 완간 정찬주 작가

이낙연 총리와 인연으로 집필

전남도청 홈피에 연재하기도

정찬주 작가가 8일 오전 대하소설 ‘이순신의 7년’ 완간을 기념해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작가정신정찬주 작가가 8일 오전 대하소설 ‘이순신의 7년’ 완간을 기념해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작가정신




정찬주 작가가 8일 오전 대하소설 ‘이순신의 7년’ 완간을 기념해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작가정신정찬주 작가가 8일 오전 대하소설 ‘이순신의 7년’ 완간을 기념해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작가정신


“영웅 신화로 포장된 이순신이 아니라 백성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인간 이순신’의 면모를 임진왜란이라는 전쟁 드라마 안에 녹여내고자 했습니다.”

정찬주(65·사진) 작가는 8일 대하소설 ‘이순신의 7년’ 완간(전 7권)을 기념해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순신 장군은 일생 동안 ‘임금의 신하’가 아니라 ‘백성의 신하’가 되기 위해 노력한 인물”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순신의 7년’은 정 작가가 지난 2015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전남도청 홈페이지에 연재한 소설이다. 정 작가는 ‘산은 산 물은 물’ ‘소설 무소유’ 등 불교적 사유가 배어 있는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동국문학상(2010년), 화쟁문화대상(2011년) 등을 받았다.

관련기사



그동안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나 눈부신 전투 성과는 영화나 드라마·소설 등으로 무수히 만들어져왔지만 ‘이순신의 7년’은 장군의 인간적 면모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다른 작품과 차별화를 이룬다. 이순신이 소설에서 근엄한 권위가 느껴지는 언어가 아니라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것도 장군의 소탈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부각하려는 의도와 맞닿아 있다. 아울러 작가가 10년 넘게 역사 실록은 물론 문중의 족보까지 샅샅이 뒤져가며 취재한 덕분에 이순신은 물론 장군을 둘러싼 노비와 의병, 재야 선비, 승려 등 이름 없는 민초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정 작가는 “백성들이 이순신을 받들었기 때문에 이순신이 존재한 것”이라며 “백성들이 이순신을 너무나 믿고 따랐기 때문에 당시 조선의 임금이던 선조가 이순신을 시기하고 견제했다는 설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혼 전까지 문과 공부를 하던 이순신이 돌연 무과에 응시하기로 방향을 튼 것 역시 노략질을 일삼는 왜구의 만행을 목격한 뒤 ‘무인이 돼 백성을 지키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흔히 ‘어머니상’이라고 하면 신사임당을 떠올리듯 한국인의 아버지상으로 이순신만큼 어울리는 인물이 없는 것 같습니다. 부하 장졸들과 허심탄회하게 막걸리를 마시는가 하면 한참 낮은 계급의 부하가 상을 당하면 직접 문상을 가기도 한 이순신은 따뜻하면서도 민주적인 리더십을 갖춘 장군이었습니다.”

정 작가는 임진왜란이라는 국가적 위기에도 자신의 안위를 보전하는 데 급급했던 선조와 조정의 무리를 묘사하면서 국가란 과연 무엇이며 한 나라의 군주가 지녀야 할 책무와 사명은 무엇인지 묻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작가는 “임진왜란이 발발한 당시 조선은 ‘백성들의 충의는 넘쳤지만 그것을 담아낼 임금이 없었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작가는 이 소설에 얽힌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뒷이야기도 들려줬다. 2014년 무렵 작가가 고향인 전남 화순에 머물며 호남 일대에 흩어져 있는 이순신 장군에 대한 자료들을 섭렵하고 있을 때 이낙연 당시 국회의원이 작가의 집을 방문했다. 그때 이 의원이 “호남의 고장을 ‘의로운 고향’으로 소개하는 작품을 찾기 어렵다”고 하자 정 작가는 “이순신 장군에 대해 10년 넘게 연구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소설 집필에 돌입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이 의원이 전남지사 자리에 오른 뒤 작가는 전남도의 제의를 받고 도청 홈페이지에 소설을 연재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했다.

나윤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