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 <황해>, 그리고 2017년 <구해줘>까지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연기를 펼치고 있는 조성하가 첫 스크린 단독 주연으로 나섰다.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사막의 땅을 의미하는 ‘타클라마칸’(감독 고은기/ 제작(주)영화공장)은 재활용 수거 일을 하는 ‘태식’과 노래방 도우미로 살아가는 ‘수은’이 우연히 하룻밤을 보낸 뒤 마주하게 된 필연적인 비극을 다룬 드라마.
조성하는 재활용 수거 일을 하며 삶을 버텨내려 하지만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중년 남성 ‘태식’으로 분했다.
8일 오후 서울특별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타클라마칸’ 언론시사회에서, 조성하는 “중년의 남자 태식과 20대를 시작하는 수은이 정말 열심히 살아가려고 하는 모습, 어떤 위치에 있더라도 열심히 살아가려고 하는 의지가 보인 점이 매력이라 작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영화 속에선 필연적인 비극과 마주하게 된 주인공 태식이 짬뽕을 허겁지겁 먹는 장면을 만날 수 있다. 그것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는다. 조성하 스스로가 영화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는 신이다.
그는 “짬뽕을 먹는데, 김이 나는 상태에서 빨리 흡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주어지다보니까 실제로 땀을 흘리면서 먹었다. 주방장님이 그 날 따라 얼마나 짬뽕을 뜨겁게 끓이셨는지 정말 뜨거웠다. 짬뽕을 7그릇을 먹고 땀을 삐질 삐질 흘렸다. 정말 고통스럽게 땀을 흘렸다”고 털어놨다.
이후 그는 2달간 잇몸이 상해서, 뭘 씹지도 먹지도 못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고은기 감독은 “‘마초 짬뽕’이라고 뜨겁고 아주 매운 짬뽕을 먹는 장면이었다”고 설명했다. 고 감독은 “의도치 않은 사건들을 만났을 때 아주 매운 게 끌린다는 그런 설정 속에 들어가서 짬뽕 장면을 넣게 됐다.”고 밝혔다.
드라마 ‘구해줘’로 악역 캐릭터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호평 받았던 그이다. 그럼에도 조성하는 “전 지금도 연기가 어렵고 매일 매일이 힘든 것 같아요. 즐기는 수 밖에 없죠.”라며 덤덤히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리고선 “작품과 인물의 가장 적합한 정서를 찾아내는 데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본인만의 연기철학을 전했다. 그렇기에 마초 짬뽕 7그릇을 군말 없이 흡입하며 태식의 삶의 정서, 황폐한 삶의 이면을 각인시켰다.
중년의 남자 ‘태식’의 삶은 천천히 관객의 마음을 두드린다. 그는 “태식은 열심히 살아가죠. 눈보라가 치는 폐허 같은 건물, 곧 철거가 될 건물에 앉아서 딱딱하게 언 도시락을 까먹으면서, 그 도시락을 간신히 씹어 넘기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그런 것들이 새삼 느껴져서 짠했다”고 말했다. 또한 수은이 마지막 교회 문을 흔들면서 절망에 빠지는 순간이 그를 눈물 흘리게 했음을 고백했다. “정말 어디 가서 이야기를 하고 싶고, 치유 받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이에게 지푸라기 하나 의지할 곳이 없을 때 그것처럼 슬프고 외로운 게 없는데 수은에게도 그걸 느겼다. 그래서 오늘 더 그 장면이 짠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고.
‘타클라마칸’은 아프고 또 아픈 영화다. 행복 그리고 재미만을 추구하는 현 시대와 동떨어져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그는 “사실 전 의문스러워요. 요즘 시대가 아픔을 보고 싶어하는 시대인가. 이렇게 비상업적인 영화를 누가 봐주겠느냐.”며 스스로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작은 영화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말보다 그의 덤덤한 말은 강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말 별거 없습니다. 내용도 별거 없어요. 아주 단순한 이야기라면 단순한 이야기입니다. 이 아픔을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 분들이 얼마나 될지 정말 궁금합니다. 이 아픔을 보고 그 아픔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주변에 아픔을 돌아볼 수 있는 그런 분들과 함께 좀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었음 하는 마음을 이야기해봅니다“ 고 전했다.
배우 조성하, 하윤경, 송은지가 출연하는 영화 ‘타클라마칸’은 오는 3월 22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