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SK이노 '배터리 드림' 헝가리서 현실이 되다

첫 해외배터리 생산공장 첫 삽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 교두보

'1회 충전시 주행거리 500km'

3세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예정

SK이노베이션(096770)의 유럽 배터리 전초기지가 첫 삽을 떴다. SK이노베이션은 첫 해외 배터리 생산 공장이 들어서는 헝가리를 급성장 중인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의지다.

SK이노베이션은 8일 오후(현지시각) 헝가리 코마롬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북서쪽으로 110㎞ 떨어진 코마롬-에스테르곰 주에 축구장 60개 넓이인 43만㎡에 들어선다. SK이노베이션은 총 8,402억원을 2020년간 분할 출자 형태로 투자해 7.5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하게 된다. 내년 하반기에 공장을 준공한 이후 설비 안정화와 시운전, 제품 인증 등의 과정을 거쳐 2020년 초부터 본격적인 양산과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모든 시설이 완공되는 2022년이 되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지난해 말 기준 4.7GWh에서 12.2GWh 규모로 늘어난다.

0916A14헝가리


헝가리 공장에서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500km에 이르는 3세대 전기차 배터리가 생산될 예정이다. 현재 판매되는 전기차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300㎞가량을 주행할 수 있는 2세대 배터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상대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 진출이 늦었지만, 이번 헝가리 공장 착공을 계기로 투자를 더욱 늘려 2020년까지 2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과의 경쟁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도 글로벌 리딩 기업들과는 차이가 작지는 않지만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한 데다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만큼 SK이노베이션의 성장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의 대세로 자리잡은 파우치형 및 삼원계 배터리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중대형 파우치 ‘NCM 811(양극재 원료인 니켈, 코발트, 망간의 비율이 8:1:1인 배터리)’ 개발을 시작해 지난해 말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생산을 시작했으며 올해 3·4분기 전기차용으로도 양산할 계획이다. 이 배터리는 기존 ‘NCM 622’ 배터리와 비교해 니켈 비중을 높여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다. 이 때문에 같은 크기와 무게의 배터리라도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까지 한 번 충전으로 700㎞를 달릴 수 있는 배터리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의 아사히카세이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인 배터리 분리막(LiBS)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SK이노베이션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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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역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집중적으로 키워나가겠다는 각오다. 최태원 회장은 전기차 사업을 핵심 신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가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혔으며 이를바탕으로 SK텔레콤은 커넥티드 카와 자율주행차, SK하이닉스는 전장부품으로 사용되는 반도체,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SKC 등 화학기업들은 자동차 경량화에 필요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업 등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날 기공식에서도 최 회장의 동생이자 전기차 배터리에 남다른 애착을 보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등과 함께 참석해 힘을 실어줬다. 평소 공개적인 활동을 자제한 최 부회장인 만큼 이번 사업에 대한 기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 부회장은 이날 “10여년 전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처음 기획한 이후 기울여 온 노력들이 유럽 공장 건설 등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며 “머지않아 전 세계 전기차에 SK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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