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몸집 키우는 카뱅..금융권 '긴장'

내달 5,000억 추가 유상증자

대출 확대 등 공격 마케팅 예고



카카오뱅크가 다음달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지난해 7월 자본금 3,000억원으로 시작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5,000억원 유상증자에 이어 이번에 다시 5,000억원을 추가 증자하면서 총자본금 1조3,000억원으로 덩치가 커지게 된다. 하지만 국회에서 은산분리 완화가 늦어지면서 카카오뱅크는 이번 유상증자를 보통주와 우선주로 나눠 발행하기로 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카카오가 인수를 해도 은산분리 규정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우회로를 택한 것이다.

8일 카카오뱅크는 다음달 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자본금 3,000억원으로 시작한 카카오뱅크는 1년도 안 돼 자본금 1조3,000억원의 ‘미니뱅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카카오뱅크가 잇따라 증자에 나선 것은 대출이 급격히 늘면서 재무건전성을 맞추기 위한 차원이다. 카카오뱅크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7%로 안정적이지만 여신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자본 여력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전월세보증금대출 등 새로 내놓은 상품에 대한 공격 마케팅을 위해서는 실탄이 그만큼 필요하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빠른 자산 증가와 신규 상품, 서비스 출시 등을 위한 자본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증자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유상증자를 신용카드 시장진출 등 신규사업 추진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전초전으로 해석하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과 카드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등장하면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조정을 받고 있고, 카드시장까지 진출할 경우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카드사들이 더 어려운 상황에 몰릴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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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는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여신은 5조5,100억원, 수신은 6조4,700억원이며, 총 고객 수는 546만명에 달한다.

은행법상 은산분리의 원칙에 따라 산업자본인 카카오는 은행인 카카오뱅크 지분을 최대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현재 58% 지분을 확보해놓고 있는데 실권주가 발생하면 지분비율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카카오뱅크는 이번 유상증자에서 보통주는 기존 주주들이 증자를 소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했고 나머지 필요한 자금은 우선주 방식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은산분리에 적용받지 않아 실권주가 나오면 카카오가 얼마든지 인수할 수 있다. 추후 은산분리 원칙이 완화되면 이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도 있다.

반면 케이뱅크는 유상증자에 난항을 겪으면서 지난해부터 준비해온 아파트담보대출 시기 역시 확정 짓지 못한 상태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확정하려 했지만 일부 주주사가 참여를 확정 짓지 못해 일정이 연기된 상태다. 새 투자자를 확보해 증자 규모를 5,000억원까지 늘리려 했지만 투자자 확보에 난항을 겪어 유상증자 수준은 5,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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