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는 9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북한으로 초청한 것이 아니라) 만나자고 한 것”이라며 “장소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시기는 오는 4월 말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후인 5월 중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김 위원장이 먼저 만남을 제의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수락한 만큼 평양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은 모두 평양에서 열렸다. 지난 2000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또한 평양에서의 정상회담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서울경제 펠로(자문단)인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미수교 같은 비핵화의 마지막 세리머니 정도는 돼야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행에 찬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직 북미대화의 입구 단계이기 때문에 평양 정상회담은 시기상조라는 의미다. 반대로 워싱턴에서 열리는 정상회담 역시 해외 방문을 자제하는 김 위원장과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 모두에게 부담이다.
이에 따라 주목되는 것이 제주도와 판문점에서의 북미정상회담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서울에서는 한국과의 정상회담이 아니라 북미 정상이 만나기 어색하지만 제주도는 행정구역상 자치도로 분리돼 있어 만나기 좋다”며 “북한도 비행기 한 번 타면 올 수 있는 편리한 장소”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장소 제공 요청이 오면 수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양쪽이 어디를 원하는지 상의하고 우리 정부도 중재를 설 것”이라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냉전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극적인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있다. 또는 미국·북한·한국을 제외한 일본이나 중국 등 제4의 국가에서 개최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