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HMR) 성장의 1등 공인은 냉동만두다. 겨울철 뿐만 아니라 여름철에도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시장 규모가 4,000억 원에 근접할 정도로 성장했다. 업체 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돼지고기 값이 최근 1년 간 10% 이상 뛰는 등 원자재 값 인상이 만두 업체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만두 1위인 CJ제일제당(097950)이 가격을 올린 데 이어 2위인 해태 고향만두가 제품 양을 줄였다.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태 고향만두가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25종 만두 제품의 중량을 약 8% 가량 일괄 감축했다. 대표 제품인 450g 고향만두는 편의점 기준 가격 4,300원은 그대로 둔 채 용량을 415g으로 35g 줄였다.
해태제과 측은 “고향만두는 지난 10년 간 가격 인상을 하지 않았지만 지난 한 해만 돼지고기 가격이 13% 가까이 오르는 등 최근 들어 원가 압박이 심해져 부담이 컸다”며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품당 가격을 올리기보다는 용량을 줄이는 방안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CJ제일제당도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냉동만두 5종 가격을 평균 6.4% 올렸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비비고 왕교자(455g×2) 가격은 7,480원에서 7,980원으로 500원 올랐다. CJ제일제당 측은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은 13% 올랐고 수입산 돼지고기도 중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소비량 확대로 ㎏당 가격이 0.2달러 정도 올랐다”며 “돼지고기 외에도 부추와 양배추, 대파 등 부재료 가격이 고루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냉동 만두 시장의 약 51%를 차지하고 있으며 해태제과도 약 27%를 점유하고 있다. 양사가 각각 가격 인상과 중량 감축을 하면서 전체 냉동 만두 시장의 78%가 영향을 받게 된 셈이다. 또 1·2위 업체가 나란히 원가 인상을 제품에 반영함에 따라 동원F&B(점유율 9.5%), 오뚜기(2.9%), 풀무원(2%) 등도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만두 외에도 햄과 어묵 즉석밥 가격을 올렸기 때문에 다른 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