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틸러슨 경질 "내가 원하는 내각 구성하는데 거의 근접" 우려감 증폭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경질한 후 “이제 내가 원하는 내각을 구성하는데 거의 근접했다”고 말했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틸러슨의 후임으로 임명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트럼프의 정치적 견해와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는데서 알 수 있듯이 트럼프는 개인적 충성도를 중시하는 사람으로 알려졌다.


틸러스는 몰아내고 폼페이오를 차기 국무장관으로 지명한 것은 자신의 충동적 본능에 제동을 걸었던 사람들 대신 자신의 이미지에 맞는 사람들과 팀을 이뤄 전문가들의 의견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CNN은 해석했다.

틸러슨 장관의 경질은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 충돌을 빚어온 다른 백악관 고위 관리들에게도 불길한 조짐이 아닐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벌써부터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나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의 운명에 대한 추측들이 제기됐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틸러슨 장관 아레에서 혼란을 겪었던 미국의 외교 정책은 좀더 안정되고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손발이 잘 맞아 이념적 시너지 효과를 자져올 것이기 때문.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지도자 간의 회담에서 미국의 입장을 강화시켜줄 전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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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란 핵협정을 폐기하겠다는 트럼프의 입장은 똑같이 이란 핵협정에 반대해온 폼페이오의 국무장관 합류로 더욱 강화될 위험이 커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할 경우 미국과 동맹국들 간 관계가 흔들려 국제관계에 큰 충격과 혼란을 부를 전망.

틸러슨 장관에 이어 맥매스터 안보보좌관마저 물러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맥캐스터가 물러나면 트럼프 행정부 내에 대통령의 충동적 정책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사람이라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유일하게 남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틸러슨의 이탈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까지 그의 정책을 지지해온 공화당의 외교 노선과도 결별할 것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려는 틸러슨 장관의 노력을 “시간 낭비”라고 질타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태도를 180도 바꿔 김정은과의 회담을 전격 수용한 것은 그의 예측할 수 없고 무계획적인 외교 스타일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로 전해지고 있다. 틸러슨의 경질이 불러올 트럼프 대통령의 고삐 풀린 행동이 국제 외교 무대에 가져올 지각 변동에 대한 우려가 거세지고 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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