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만족할 대안을 가져오면 관세를 면제해주겠다”며 철강업계를 볼모로 잡은 상황에서 우리 협상단은 막대한 부담을 안고 협상에 돌입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3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이 1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다고 14일 발표했다.
산업부 유명희 통상교섭실장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마이클 비먼 대표보가 수석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다.
양측은 지난 2차례의 개정협상에서 각각의 관심사항으로 제기된 사항들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협상의 진전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양측은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와 반덤핑 관세 등 무역구제,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 자동차 분야의 시장 접근과 관세, 철강 등 상품의 원산지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에서도 우리 측의 최대 관심사는 미국의 통상 압박에 대한 안전장치를 FTA 틀 내에 마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3차 협상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관세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국가 면제를 얻기 위한 협상과 동시에 진행될 전망이다.
철강 관세 협상을 위해 지난 13일 미국으로 출국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현지에서 한미FTA 협상도 진두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협상의 시기가 겹치고 협상 창구도 같은 USTR이라서 두 협상이 서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리 측은 철강 관세에서 한국을 제외하도록 미국을 설득해야 하는 입장인 만큼 한미FTA 개정협상에서도 미국으로부터 ‘양보’하라는 요구에 직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 본부장도 지난 8일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이런 상황에 대해 “복잡한 주판알을 튕겨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 2차례의 협상과 달리 이번 협상 일정을 하루 전에 언급했다.
이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과 국가별 철강 관세 협상으로 업무가 폭주한 USTR이 이날 오전에야 일정을 확정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