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물리치료사 대신 재활로봇 구합니다"

고령화에 만성질환자 늘면서

재활로봇 수요 꾸준히 증가세

보행·상지재활 등 다양한 제품 등장

물리치료사 2~3명 몫 대체 가능

고질적 인력난 해결사 역할 기대

1615A17 그래픽



“새로 문을 연 재활·요양병원에서 재활 로봇을 구입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습니다.”(국내 재활로봇 기업 관계자)

물리치료사를 대신해 재활 훈련을 도와주는 로봇이 의료 현장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환자 맞춤형 훈련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게임처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들까지 추가한 로봇들도 등장했다. 특히 우리 사회의 빠른 고령화와 만성질환자의 증가, 의료 인력 부족 등에 따라 재활로봇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14일 시장조사전문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재활로봇 시장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18.9%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지난 2015년 2억 달러를 달성한 후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아예 수술용 로봇 시장을 재활 로봇이 잠식해나간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노인 인구와 함께 뇌졸중 등 만성질환자가 늘면서 재활 훈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기술적 뒷받침이 가능해지면서 재활로봇 시장이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엔티로봇, 큐렉소 등 다양한 업체에서 로봇을 개발해 국립재활원을 통해 개별 병원에 보급하고 있다.


엔티로봇은 15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34회 국제 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에 보행 재활로봇 ‘로보웨어’를 선보인다. 허리 이하의 척수 손상을 겪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기존 모델에서 가슴 이하로 치료 대상을 더 확대했다. 김경환 엔티로봇 고문은 “자체 개발한 로보웨어 외에도 미국 시카고 재활연구원에서 개발한 보행 재활로봇 ‘키네어시스트’도 독점 공개한다”면서 “기존에 물리치료사 2~3명이 한 조가 돼서 해야 하는 훈련을 로봇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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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재활로봇을 개발하는 기업을 인수해 이 분야에 정면 도전을 선언한 곳도 있다. 큐렉소는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의료로봇사업을 인수해 재활로봇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에서 개발해 판매 중인 ‘모닝워크’는 별도의 설치 공사 없이 도입할 수 있는 보행 재활로봇으로 환자를 탑승해 치료받도록 한 준비시간이 5분밖에 걸리지 않는 게 특징이다. 또 평지 걷기 외에 계단, 경사 걷기 등 다양한 걷기 훈련도 가능하다.

보행 재활로봇 외에 네오팩트는 상지 재활로봇에 초점을 맞춰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센서가 장착된 장갑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를 통해 병원이 아닌 집에서도 재활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솔루션을 개발했다. 마비가 온 환자들은 이 스마트 글러브를 끼고 손목, 손가락 관절을 돌리면서 게임을 하는 방식이다. 글러브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컴퓨터에서 환자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훈련 능력을 파악해 훈련 난이도를 조절해 준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재활로봇이 인력난을 겪는 의료 현장의 고충을 해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재활 훈련이 물리치료사와 언어치료사 등 숙련된 고급 인력을 꾸준히 투입해야 했다. 또 사지에 제약이 있는 환자를 다루기 위해 치료사에게 상당한 힘과 민첩성을 요구했다.

다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자유로운 이동 훈련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로봇 장치가 더 가벼워져야 한다”면서 “또 사전에 입력된 프로그램 이외에 환자의 반응에 따라 실시간으로 판단해 대응하는 부분에 대한 개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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