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채용비리 폭로전 가세한 하나금융 노조

"회장 친인척 입사과정 조사를"

사측 "정상적인 절차 거쳐" 반박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하나금융 노조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조카가 KEB하나은행에 채용된 과정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측에서는 정상적인 절차로 채용했다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어 10년도 더 된 정상적 채용을 근거도 없이 과도하게 폭로전을 벌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나금융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는 14일 하나금융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회장의 조카는 하나은행에, 친동생은 관계사인 두레시닝 부산사업소에 입사해 둘 다 과장으로 근무 중이며 검찰이 하나은행 채용비리와 함께 김 회장 친인척이 하나금융 자회사, 관계사에 입사한 과정을 기간 제한을 두지 않고 철저한 수사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회장 여동생의 딸은 지난 2004년 하나은행 영남 지역에 계약직으로 입사해 이듬해 5월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현재 부산 지역 모 지점에서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김 회장 동생은 2005년 하나은행 행우회 자회사인 두레시닝 부산사업소에 입사해 정년이 지난 현재까지 근무 중이다. 두레시닝은 은행의 각종 서류를 배송하는 회사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측은 김 회장 조카가 공채를 거쳐 전담 텔러직으로 입행했으며 채용 과정에 추천은 없었다고 밝혔다. 해당 직원은 계약직 근무 후 정규직 전환 조건으로 입사했으며 함께 입사한 110명 전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당시 직원 수가 많아 정규직 자체를 뽑을 상황이 아니었고 필기시험과 면접 등 정상적인 공개 채용 절차를 거쳤을 뿐 아니라 채용 절차상 추천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당시 김 회장은 인사와 관련이 없는 가계고객사업본부 담당 부행장으로 서울에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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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 동생이 특혜 채용돼 하나은행 행우회 자회사인 두레시닝에 근무 중이라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채용 절차를 통해 계약직으로 입사했으며 현재도 계약직으로 근무한다며 반박했다. 하나은행 측은 “김 회장의 동생이 입사 당시 급여는 월 150만원 수준이었으며 현재도 월 300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고 있고 당시 전기기사 자격증, 산업안전 자격증, 소방설비사 자격증 등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혜채용이 이뤄진 게 전혀 아니라는 얘기다. 더욱이 하나금융 노조는 가족 입사 과정에 개입했을 것으로 추론할 뿐 입증자료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하나금융 노조는 “김 회장의 3연임 자격 논란도 뜨거워지고 있다”며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검찰은 하나은행의 2016년 특혜채용 의혹을 수사 중이며 금감원 특별검사단은 최 원장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한 2013년 기록 검사에 착수했다. 이 같은 조사가 2004∼2006년까지 확대될지는 불투명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10년도 더 된 정상적 채용을 근거도 없이 망신주기식 의혹 제기를 하며 폭로성으로 쏟아내는 건 지나친 행위”라고 꼬집었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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