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정부 규제에도...암호화폐 결제는 확산

암호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규제가 변함없는 가운데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온라인쇼핑몰·숙박·의료 등 실물경제로 조금씩 파고들고 있는 모양새지만 금융당국이 암호화폐를 인정하지 않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암호화폐가 실제 결제수단으로 정착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은 기업간거래(B2B) 전문 쇼핑몰인 인터파크비즈마켓과 결제 업무제휴를 맺고 회원전용몰을 만든다. 빗썸 회원이 온라인에서 암호화폐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도록 인터파크비즈마켓 내에 빗썸 회원 전용 쇼핑몰을 만드는 것이다. 빗썸 회원은 전용 쇼핑몰에서 전자제품 등 자신이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 후 암호화폐로 결제하면 결제금액은 해당 시점의 암호화폐 시세와 실시간으로 연동돼 환산된다. 물건 구매자가 물건을 사고 낸 암호화폐는 판매자 지갑으로 이동해 판매자가 후에 현금화할 수 있다. 빗썸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암호화폐로 전자상거래 결제가 가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빗썸은 앞서 숙박업소 예약 애플리케이션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과 업무제휴를 맺고 숙박비 암호화폐 결제를 추진하기도 했다. 빗썸에 상장된 비트코인 등 12종의 암호화폐로 여기어때가 보유 중인 5만곳의 등록 숙소를 예약 결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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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정부 규제에도 암호화폐를 결제수단으로 도입하는 국내 업체들은 하나둘 수를 더해가고 있다. 정철어학원도 최근 학원 수강료를 암호화폐 ‘써치코인’으로 지불할 수 있도록 해당 코인과 전용 앱을 개발한 업체와 협약을 맺기도 했다. 강남의 한 대형 치과병원은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10여개 암호화폐로 현금 대신 치료비를 낼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갖췄다.

암호화폐 거래소 현황을 보여주는 코인맵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으로 결제 가능한 전 세계 가맹점 수는 1만여개가 넘는다. 이 중 한국 매장은 160여곳에 이른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암호화폐 결제수단 확산은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정착까지는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암호화폐 결제를 도입한 곳 중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고 무엇보다 당국이 암호화폐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관련 업계가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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