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체류자(불체자) 단속이 강화된 가운데 6남매를 둔 이민자 부부가 단속을 피하려다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 언론은 15일(현지시간)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불체자 과잉 단속이 부른 비극”이라고 표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 주 컨 카운티 델라노에 사는 산토 가르시아(35)와 마르셀리나 가르시아(33) 부부는 전날 농장으로 일하러 나가던 길에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의 단속에 걸렸다. 이를 피하려고 달아나다 타고 있던 SUV(스포츠유틸리티차)가 뒤집혀 현장에서 사망했다. 멕시코 출신으로 알려진 이 부부가 일했던 유나이티드팜워커스(UFW) 노동조합 관계자는 “델라노에서 농장 일을 한 부부였는데 여섯 아이가 있었다. 아이들을 위해 밤낮없이 일했는데 안타깝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현지 경찰은 ICE 요원들이 탄 차량이 경광등을 켜고 단속을 하려 하자 이들 부부가 탄 차량이 과속하다 사고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ICE 요원들이 애초 단속 대상을 오인했던 것으로 밝혀져 비난이 일고 있다. ICE 현장 요원은 “체포하려고 했던 불체자는 가르시아 부부가 아니었다”면서 “용의자를 잘못 특정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ICE 측은 해당 차량을 멈춰 세우고 검문을 하려 했던 것이지 바로 체포 작전을 벌인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민자 권익을 대변하는 ACLU 남캘리포니아 지부의 제니 파스퀘야는 “ICE의 불법적인 체포 방식이 얼마나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캘리포니아 주를 방문해 불체자 유입을 막기 위한 미-멕시코 국경장벽을 둘러보고 돌아가던 날에 일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ICE 등 연방기관의 불체자 단속에 비협조적이라며 제리 브라운 주지사 등을 맹비난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