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문무일 검찰총장이 주말 동안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고심한 후 이르면 19일에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날 이 전 대통령을 조사한 수사팀 보고서를 문 총장에게 보고했다. 수사팀은 이 전 대통령의 ‘구속수사 방안’과 ‘불구속 수사 방안’ 등 2개 안을 윤 지검장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총장은 이날부터 주말 내내 두 방안을 각각 면밀히 검토한 후 다음 주 중으로 이 전 대통령의 신병처리 방향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사팀은 이 전 대통령의 피의사실이 무거우며, 혐의를 부인하는 점을 중시해 2가지 방안 중 구속수사 방안의 타당성을 설명하는 데 조금 더 치중하지 않았겠냐는 것이 법조계의 설명이다.
만약 문 총장이 구속영장 청구 쪽으로 결정을 내린다면 청구 시점에 대해 4월 말 남북 정상회담이나 6월 지방선거 등 국가현안도 고려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유권자 표심이나 대외 이미지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이 전 대통령의 기소 시점을 가급적 다음 달 중순 이전으로 두고 영장청구는 이르면 다음 주 초인 19일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검찰은 지난해 3월 21일 소환 조사 후 6일 뒤인 3월 2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는 3월 30일 열렸고, 법원은 다음날 새벽인 3월 31일 새벽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전 대통령의 경우, 이미 뇌물수수와 조세포탈, 횡령 등 혐의사실을 뒷받침할 물증 확보와 관련자 조사가 많이 진척돼 있어 시간을 오래 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이 이미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또 다른 전직 대통령의 신병처리를 결정하는 사안인 만큼 문 총장이 최대한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 법원에서 증거자료가 충분히 확보된 사건은 구속수사의 필요성이 적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기각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점도 문 총장이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두 선택지를 두고 문 총장이 고민하겠지만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결정할 때까지 수사 책임자에게 수시로 부르거나 연락해 여러 사항을 점검하고 의견을 듣는 일이 빈번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신영인턴기자 wtig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