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18일(현지시간) 치러진 러시아 대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연임이 확실시되지만 그의 4기 체제가 녹록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조되는 서방과의 갈등으로 인한 경제난 타개가 당장 시급한 과제로 제기되는데다 국내에서 번지는 ‘반푸틴’ 목소리도 그의 장기 집권에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러시아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7%로 신흥국 평균치인 4.5%에는 물론 세계 평균인 3.1%에도 크게 못 미친다. 오는 2019년과 2020년 전망치도 각각 1.8%로 답보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경제는 크림반도 병합에 따른 경제 제재와 저유가로 지난 2015년부터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며 위기를 겪었다.
푸틴 4기 체제에서도 러시아의 수출 효자였던 원유의 가격 부진과 서방의 제재가 이어지면서 경제난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원유와 가스 수출에 의존하던 관행에서 탈피하는 것이 푸틴 정부의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WB는 최근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고도의 구조개혁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스파이 암살 의혹과 시리아 내전 개입에 따른 서방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서방의 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경제를 되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삶의 질 향상’을 내걸었지만 재원 마련의 어려움에 대한 지적이 많다.
여기에 점차 고조되는 반정부 목소리를 잠재우는 것도 푸틴이 당면한 과제다. 최근 러시아의 젊은 층과 야권에서 반정부 시위가 번지는 등 푸틴 지배 체제에 대한 반항이 이어지고 있어 애국심에 호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푸틴은 1일 국정연설에서 장밋빛 포퓰리즘 공약을 설파하며 민심을 사는 데 집중했지만 4기 체제에서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반푸틴 목소리는 금세 증폭될 수 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푸틴 대통령은 2024년까지 빈곤율을 절반으로 줄이고 평균 수명을 73세에서 80세까지로 연장하겠다고 공언했다”며 “다만 국민들이 이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