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단 평양공연의 수석대표인 윤상은 북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과의 실무접촉을 위해 20일 오전 회담장인 판문점으로 출발했다.
출발전 취재진과 만난 윤상은 “공연에 대한 음악적인 이야기, 선곡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듯하다”면서 “첫날인 만큼 좋은 공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잘 듣고 돌아와서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우리 측에서는 예술단 음악감독인 작곡가 겸 가수 윤상을 수석대표로 박형일 통일부 국장과 박진원 청와대 통일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실무접촉에 나선다.
대중문화계 인사가 남북 접촉에 수석대표로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로써 윤상은 ‘대중음악인 최초 남북회담대표’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정부는 예술단의 평양 공연이 대중음악 중심으로 구성될 예정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윤상을 음악감독으로 선정했다.
윤상은 좋은 취지여서 음악감독직을 수락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윤 씨가 수석대표”라며 “평양공연을 대중음악 중심으로 구성하려고 하는데 윤 씨가 대중음악 공연과 관련해 잘 알고 이른 시일 안에 준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북측에서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을 대표단장으로 김순호 행정부단장과 안정호 무대감독이 참석한다.
이번 실무접촉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이 지난 5∼6일 방북했을 때 북한이 남측 예술단과 태권도시범단의 평양 공연을 초청한 데 따른 것이다.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은 평창올림픽 당시 북한 예술단의 방남에 대한 답방 성격도 있다.
현재 조용필과 이선희 등의 가수가 평양 무대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도현과 백지영 등에게도 출연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수 보아 역시 출연 가능성이 크다.
한편, 윤상은 가수이자 작곡가로 모두 성공을 거둔 음악 프로듀서다. 특히 젊은 일렉트로닉 뮤지션들과 꾸준히 교감하며 실험적인 사운드를 소개해 국내에 전자음악을 본격 도입한 1세대로 손꼽힌다.
1987년 김현식 음반으로 작곡가 데뷔를 한 그는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 김민우의 ‘입영열차 안에서’ 등 1990년대 히트곡부터 동방신기, 보아의 노래를 만들어 세대를 아우르는 감각을 보여줬다. 최근에는 걸그룹 러블리즈의 노래를 프로듀싱해 걸그룹 음악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1991년 가수로도 데뷔해 ‘이별의 그늘’과 ‘가려진 시간 사이로’, ‘한걸음 더’ 등을 히트시켰다.
2003년 유학을 떠나 미국 버클리음대 뮤직신서시스학과와 뉴욕대학교 대학원 뮤직테크놀로지학과를 졸업했으며, 귀국 후 상명대학교 대학원, 성신여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올해 1학기부터는 용인대학교 실용음악과 학과장으로 부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