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초에 부딪힌 네이처셀(007390)로 인해 흔들렸던 바이오주가 하루 만에 상승세를 보였다. 업종 전체에 영향을 미쳤던 한미약품 사태와는 대조적인 시장의 움직임에 투자자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하지만 과대 포장된 실적과 연구개발(R&D) 비용 회계처리 이슈 등은 언제든 바이오주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네이처셀은 전일보다 0.23% 오른 4만3,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 퇴행성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인 ‘조인트스템’의 조건부 시판 허가가 무산됐다는 소식에 가격제한폭(29.9%)까지 하락하면서 하한가를 쳤지만 저가 매수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하루 만에 소폭 반등했다. 네이처셀과 마찬가지로 줄기세포주로 분류되는 차바이오텍(085660)도 전일 8.62% 하락했지만 이날은 1.48% 상승했다.
네이처셀의 치료제 시판 허가 불발이 관련 종목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그만큼 강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줄기세포주인 파미셀(005690)은 19일에도 전혀 흔들림 없이 18%나 오른 데 이어 이날도 18.14%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허혜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처셀의 개별 이슈로 시장이 판단하는 분위기”라며 “조정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바이오주 전반으로의 영향력 확대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19일에도 셀트리온(068270)·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신라젠(215600) 등은 주가가 떨어졌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메디톡스(086900) 등은 상승하는 등 일관된 움직임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20일에는 셀트리온(전일 대비 1.1%), 삼성바이오로직스(2.67%), 셀트리온헬스케어(5.02%), 신라젠(2.1%), 메디톡스(10.71%) 등이 대거 상승하는 등 하루 만에 불안감을 씻어내는 모습이다. 임상 실패, 기술 수출 해지 등 바이오 업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악재에 대해 투자자들이 어느 정도 내성을 쌓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결국 주가의 향방은 실적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난 1월 말 금융당국이 바이오 관련 기업의 R&D 비용 회계 처리에 대해 감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실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R&D 비용을 자산으로 분류하던 기업이 이를 비용으로 처리하게 되면 영업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이오 기업 제넥신(095700)이 R&D 비용을 무형자산에서 비용으로 바꿔 처리하자 지난해 영업손실이 기존 64억원에서 269억원으로 4배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다만 바이오시밀러 관련주의 경우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일반 제약사 등은 임상 단계에서 실제 신약 출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낮아 보수적으로 비용을 처리할 수밖에 없지만 바이오시밀러는 대부분 신약 출시로 귀결된다”며 “R&D 비용에 대한 문제가 바이오시밀러 관련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