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가 기존 ‘27.9% 일괄 인하안’에 반발하는 면세업체들에게 매출액 감소분을 적용하는 안을 추가로 제시하고 3월 말까지 답변을 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선택지를 2개 주고 선택하라는 ‘최후 통첩’인 셈이다. 이번 공문은 신라, 신세계 등 대기업 사업자들에게만 보냈다. 지난 21일부터 공사에 반대하는 집회를 시작한 중소중견 면세업체들에는 공문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가 추가로 내놓은 임대료 조정방식은 30%의 임대료 인하율을 우선 적용한 뒤, 정산 시 일정 기간 동안 지난해보다 매출액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따져 돌려주는 방식이다. 면세사업자는 새로운 조정 방식과 기존에 제시한 여객분담률 감소비율 적용 방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앞서 공사는 제2 여객터미널로 이전하는 항공사의 여객분담률 27.9%를 기준으로 임대료를 일괄 인하하고, 6개월마다 실제 이용객 감소분을 반영해 재정산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하지만 면세점업계는 여객 분담률이 아닌 객단가를 살펴야 한다며 ‘30%+α(알파)’ 인하를 요구해왔다. 서로가 평행선을 달리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공항공사 입장으로서는 한발 물러서는 안을 내놓은 셈이다.
면세업계는 이에 대해 이번 역시 공사가 일방적으로 인하 폭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면세업계는 그간 공사 측에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자고 주문했다. 하지만 이번 안 역시 공사가 협상을 거치지 않고 단독으로 결정한 것이다.
아울러 면세업계는 공사가 이번에 제시한 안 역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매출액 감소율을 지난해와 비교해 계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공사가 한 발 짝 양보했지만 아직 면세업계와 공사의 입장 차가 크다”며 “조만간 협의 테이블을 마련해 서로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사 관계자는 “각 면세업체로부터 답변을 받은 뒤 3월 말 전에 협의 테이블 자리를 마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