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특파원 리포트] 트럼프가 ‘전쟁 내각’ 꾸린다는 데

특검과 전쟁·무역전쟁에 '진짜 전쟁' 가능성까지 제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교·안보라인을 슈퍼 매파로 꾸리면서 ‘전쟁 내각’을 꾸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행정부에서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서열 3위인 국무장관에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명한 데 이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매파의 아이콘인 존 볼턴을 임명하면서 보수 진영이 바짝 긴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겸 수석 경제 보좌관을 보호무역 기조에 반발하는 것을 빌미로 해임한 후 경제 평론가로 충성파인 래리 커들로를 임명하기도 했다.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 내정자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 내정자



전략자문회사인 ‘비컨 글로벌 스트래티지’의 제러미 배시 이사는 23일(현지시간) 미 MSNBC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조지프 디제노바 변호사 영입과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장 및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임명을 사례로 들면서 ‘전쟁 내각’이 준비됐다고 주장했다. 배시 이사는 2009~2013년 리언 파네타 전 국방장관이 장관과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재직할 당시 비서실장으로 일했다.

그는 “디제노바 변호사의 법률팀 합류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과 전쟁을 벌이기 위한 것


이고, 게리 콘 위원장을 경질하고 커들로를 임명한 것은 중국과 무역전쟁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개인 변호사로 특검 수사의 방패 역할을 해온 존 다우드가 자신과 의견 충돌로 사임하자 “러시아 스캔들은 모함”이라고 주장해온 디제노바 변호사를 영입해 특검 공격의 선봉장으로 세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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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배시 이사는 볼턴 보좌관 임명에 대해 “‘진짜 전쟁’을 하기 위한 인선” 이라며 “앞으로 우리는 북한이나 이란, 또는 두 나라 모두와 군사적 갈등을 겪게 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볼턴은 ‘이란 핵 합의는 파기돼야 하고, 중동에서 군사 행동을 해야 하며, 북한 정권에 대해서는 우리가 선제 군사공격을 가할 법적 권한과 군사적 필요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해왔다”고 설명했다.

백악관백악관


실제 볼턴이 내달 9일부터 백악관의 NSC(국가안보회의)를 지휘하게 되는 데 외교가의 우려는 커지는 분위기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시간) “볼턴의 NSC 보좌관 발탁 소식이 동맹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면서 “북한과 이란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선호해왔던 매파가 대통령에게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상황에 비상이 걸린 것”이라고 보도했다.

WP는 이어 “북한과 이란 정책이 중대한 전기를 맞은 가운데 이들 두 나라에 대한 볼턴의 정권 교체 언급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동맹들은 우려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과 일본에선 북미 정상회담이 돌파구 마련에 실패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준비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증폭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대화를 중시하며 자신의 폭주에 자주 제동을 걸어온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경질하고 강경한 안보 입장을 견지해 온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을 국무장관에 지명했다. 이와함께 CIA 국장에도 물고문 논란 등에도 대테러 전쟁에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온 지나 해스펠 부국장을 지명해 의회 인준을 앞두고 공화당 의원들까지 반발하고 있지만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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