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차바이오텍 "기초연구부문 떼내고 계열사 합병 추진"

대표·그룹 회장 '주주 서신' 발송

자사주 소각·임원 스톡옵션 반납도

세부 실행방안·예상 효과 곧 발표

지난 22일 한국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 지정을 받은 차바이오텍(085660)이 주주들에게 사업구조 혁신, 수익성 증대 방안 등을 담은 ‘주주 서신’을 25일 발송했다.

차비이오텍은 이날 이영욱 대표, 송재훈 차바이오그룹 회장 외 임직원 일동 명의로 발송한 서신에서 “연구개발비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보수적 해석으로 관리종목 지정이라는 복병을 만났지만 회사 운영이나 현금 흐름과 무관한 회계적 처리상의 문제”라며 “연결기준 재무제표상 지난 4년간 누적 영업이익 677억원으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자금 흐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회사측은 또 기초연구부문에 대한 물적 분할이나 자회사 신설, 비상장 계열사와의 합병 또는 사업 양수, 임원 급여 30% 삭감 등 사업구조 혁신과 자구노력을 통해 매출·영업이익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자사주 108만7,342주 전량을 소각하고 임원들이 행사하지 않은 스톡옵션(신규 부여 예정분 포함)을 반납하는 등 주주 보호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차바이오텍은 회사 혁신안의 세부 실행방안과 예상 효과를 빠른 시일 안에 밝힐 계획이다.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223억원에 535억원의 당기순손실(2016년 매출 189억원에 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연결 기준(종속기업 24개) 매출 4,189억원에 575억원의 당기순손실(2016년 매출 4,493억원에 27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합병 또는 사업 양수를 통해 매출·영업이익을 늘리는 효과를 볼 수 있는 비상장 계열사로는 해외 병원 투자·운영 자회사인 차헬스케어를 꼽을 수 있다. 2016년 42억원의 영업손실과 2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2004년 인수한 CHA헐리우드장로병원(434병상) 등 6개 종속 기업을 거느린 미국 내 자회사 CHA헬스시스템즈는 2016년 매출 3,434억원에 2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알짜 회사다. 차헬스케어는 미국 사업의 성공을 발판으로 최근 싱가포르 메디컬그룹(SMG)의 지분 8.8%를 121억원에 인수하고 SMG와 공동으로 호주에서 7개 난임클리닉을 운영하는 CFC글로벌의 주식 65%를 취득하기로 하는 등 다시 해외 투자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빌딩 시설관리 및 장례식장 등 운영 자회사인 차케어스도 같은 해 매출 286억원에 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한편 차바이오텍은 당초 2017년 5억3,000만원의 흑자를 냈다는 결산기록을 제출하려 했으나 외부감사인(삼정회계법인)이 개발비 회계처리와 관련해 예년보다 감사기준을 강화, 2017년 8억8,100만원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수정됐다. 차바이오텍은 줄기세포치료제는 임상 2상 후 조건부 허가도 가능해 초기 임상도 무형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외부감사인은 초기 임상인데다 개발속도가 늦고 계획보다 지연되는 경우도 있어 그럴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별도재무제표 기준 4년 연속 적자가 발생했다. 외부감사인은 감사 의견을 ‘한정’으로 제출했고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감사결과를 존중해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차바이오텍 주주 서신]

존경하는 주주 여러분,

저희 회사를 믿고 투자해주신 주주 여러분께 관리종목 지정으로 인해 뜻하지 않은 심려와 고통을 끼쳐드리게 된 점 깊이 사과 드립니다.

저희 차바이오텍의 모든 임직원들은 회사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으나 결과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막는데 부족했던 점 주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고 죄송합니다.

저희는 주주 여러분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이 위기를 신속하게 극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관리종목 지정 당일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숙의를 거듭하며 회사혁신을 통한 수익성의 획기적 향상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주주 여러분, 회사 혁신과 수익성 향상 방안을 말씀 드리기에 앞서 몇 가지 강조 드리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첫째, 주주 여러분께서 투자하신 저희 차바이오텍의 계속기업 가치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코스닥 규정상 별도 재무제표를 평가하고, 최근 연구개발비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보수적 해석으로 인해 예상치 못하게 관리종목 지정이라는 복병을 만났지만, 이는 회사의 운영이나 현금 흐름과 전혀 무관한 회계적 처리상의 문제입니다.

무엇보다도 연결기준 재무제표상으로는 지난 4년간 누적 영업이익이 677억원에 달할 만큼 탄탄한 사업 기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연구개발은 지금도 꾸준히 추진되고 있으며, 성과 또한 차곡차곡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있었던 국내외 특허 취득을 포함해 임상개발 단계에 있는 세포치료제 효능 검증 등이 단적인 예들입니다.

둘째, 차바이오텍의 유동성 등 자금 흐름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점도 강조 드립니다. 저희 회사는 앞서 말씀 드린 누적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사업운영에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는 과정에서도 자금 흐름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이 때문에 회사 혁신과 수익성 향상 방안을 신속히 수립해 적시에 시행한다면 회사의 가치는 관리종목 지정 이전보다 훨씬 더 상승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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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여러분, 저희가 마련하고 있는 회사 혁신과 수익성 향상 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기업 안정성 증대

-연결 기준 4년 누적 영업이익 677억원에 달하고 무차입 경영기조를 유지해 사내 현금이 600억 규모지만 여기에 기존 자산 계상했던 연구단계 개발비를 전액 삭감해 향후 회계처리의 불확실성을 완전히 제거

2. 사업구조 혁신

-연구개발(R&D) 역량을 지속적으로 제고함과 동시에 별도 재무제표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기초연구부문에 대한 물적 분할이나 자회사 신설을 실시하고 상업화를 위한 연구에 집중

-매출과 영업이익 증대를 위해 비상장 계열회사와의 합병 또는 사업 양수를 추진

-저수익 사업부문에 대한 영업 양도를 추진

-내부 유동성을 활용해 유망 사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해 신사업 진출

3. 수익성 증대

-매출증대와 이익 극대화 : 기존 파이프라인의 조기 시장화를 통한 라이선스 아웃, 사업 양수도를 통한 신규 수익원 발굴

-자구노력 : 임원진 급여 30% 자진 삭감, 조직 통폐합을 통한 비용 절감 및 운영 효율화

-비업무용 자산 활용도 제고로 신규 수익 창출

4. 주주 보호 방안

-자사주 소각 : 필요한 절차를 거쳐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108만7,342주를 전량 소각

-현 임원진이 기존 부여받은 스톡옵션 가운데 미행사분과 신규 부여 예정인 모든 스톡옵션 반납

이상과 같은 회사 혁신안의 세부 실행방안 및 예상 효과는 빠른 시간 내에 말씀 드리겠습니다.

주주 여러분, 세계적 영속 기업들도 숱한 역경을 딛고 오늘의 반석에 올라선 것처럼 저희 차바이오텍 또한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훨씬 향상된 기업 가치로 주주 여러분의 신뢰에 보답하겠습니다.

뜻하지 않은 위기상황으로 주주 여러분께 심려와 고통을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사과 드리며, 주주 여러분의 신뢰와 지지를 바탕으로 이 위기를 반드시 극복할 것임을 약속 드립니다.

2018년 3월 25일

차바이오텍 대표이사 이영욱, 차바이오그룹 회장 송재훈 외 임직원 일동 올림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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