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상통제를 이유로 베이징대 교수 3명이 사직했다. 최근 국가주석 연임 제한 폐지 등으로 시 주석의 ‘종신 집권’ 가능성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5일 홍콩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베이징대 내 단과대학인 위안페이학원의 어웨이난 원장, 리천젠 상무 부원장, 장쉬둥 부원장 등 3명이 최근 대학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특히 리천젠 상무 부원장은 자신의 웨이신에 ‘베이징대인들이여, 서로 용기를 북돋자’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올렸다. 리 부원장은 “베이징대는 중국의 신성한 사상의 전당으로서, 사상과 이념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역사를 지니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어쩔 수 없이 모두 고개를 숙이고 교조적인 사상만을 얘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용기를 내 말을 하는 사람은 화를 당하고 그 화가 주위 사람에게까지 미치는 바람에 직언을 하는 사람은 사라지고, 오직 순응하는 사람만 남아있다”고 개탄했다. 리 부원장은 “베이징대의 정신을 계승하고 국민의 존엄을 지키고자 한다”며 “불요불굴의 항쟁을 전개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개인의 존엄과 사상의 자유를 지키기를 원한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리 부원장은 ‘암흑은 광명을, 절망은 희망을, 의심은 믿음을, 원한은 사랑을 불러온다’는 시구를 인용하면서 “베이징대가 세워진 후 120년이 지난 오늘 모두 관변 학자가 되기를 거부하고 꼿꼿이 일어서자”고 주창했다.
리 부원장의 공개서한은 사상의 자유를 탄압하고 신격화에 몰두하는 시 주석을 비판한 것이라고 빈과일보는 전했다. 베이징대의 교수 뿐만 아니라 지난 11일 전국인민대표자회의에서 국가주석의 영구집권을 보장한 중국 개헌안이 통과되면서 시 주석의 종신집권 야욕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저명 작가 라오구이는 공개 성명을 내고 “마오쩌둥의 종신집권은 개인독재로 흘렀고, 중국을 암흑시대로 몰아넣었다”며 “덩샤오핑이 마련한 헌법 임기규정을 어기는 것은 역사의 퇴보로 시진핑은 종신집권의 길을 걸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과학원 원사이기도 한 저명 물리학자 허쭤슈는 홍콩 빈과일보에 “위안스카이는 개헌을 통해 합법적으로 황제의 지위에 올랐으나, 결국 사람들의 온갖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며 시 주석의 장기집권 개헌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