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경선 출마를 선언한 박영선·우상호 의원이 선두 후보인 박원순 시장 때리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 후보들은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 공모가 끝나자마자 박 시장에 대한 교체 희망여론이 높다고 주장하고 차기 시장 임기 중 대권 도전 가능성을 문제 삼는 등 일제히 박 시장을 향한 공세에 나섰다. 이에 대해 박 시장 측은 ‘시정 집중’을 강조하며 의도적인 무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직접적인 대응을 해 봐야 이미지만 나빠진다는 판단에서다.
우상호 의원은 25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한 언론사(SBS)가 2월 중순 박 시장의 연임(3선)에 대한 의견을 물어 발표한 결과 ‘다른 인물로 교체해야 한다’(57.5%)는 의견이 연임해야 한다(37.3%)는 여론보다 20%포인트나 높게 나왔다”며 “시장 교체여론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위에 인용한 여론조사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우 의원은 또 “서울시장은 1,000만 서울시민을 책임지는 자리인데 4년 임기도 다 채우지 못하고 그만두게 된다면 그 피해는 당과 서울시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 시장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시장경선에 나와야 한다”면서 “서울시장의 임기를 다 채울 수 있겠느냐 이런 쟁점은 선거에 불리하다”고 말했다. 또 박 시장이 후보가 되면 박 시장 시정에 대한 평가선거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 뒤 “박 시장 대세론은 위험하다”고 공격했다. 특히 우 의원은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선수교체, 인물교체,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박영선 의원도 이날 오후 2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박 시장 교체 희망여론은 57.5%로 절반을 넘는다”며 “특히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둔 박 시장의 서울시장 3선 도전은 아무 정치적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변화 없이 민주당의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낙관하기에는 매우 위험하다는 의미”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어 박 의원은 “박 시장의 서울은 오늘의 미세먼지처럼 시계(視界)가 뿌옇다”며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 박 시장과의 공개토론회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시장은 지난 6년간 취한 미온적이고 낡은 미세먼지대책에 대한 사과도 없이 중앙정부로 탓을 돌리는데, 6년은 대통령 임기를 넘는 매우 긴 시간”이라면서 “박 시장이 올해 초 하늘로 날려버린 150억원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그 어떤 결과도 가져오지 못했다”고 거듭 지적했다. 나아가 그는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3선 서울시장의 출현은 오히려 문재인 정부의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박영선 우상호 의원이 3시간 시차를 두고 비슷한 논리로 공격한 것은 박 시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두 의원은 이날도 경선에 결선투표를 도입할 것을 민주당 지도부와 박 시장에게 요구했다. 박 시장 측은 결선투표에 대해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면서도 특정 후보를 겨냥해 특정 지역에서만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시장 교체 희망여론’ 등을 토대로 한 다른 두 후보의 공격에 대해 직접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있다. 이는 선두후보로서 정치 공세에 휘말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시정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원칙에 따라 당내 경선도 최대한 조용히 치른다는 기조다. 다만 박 시장 측은 향후 대선 출마로 인한 임기 중단 가능성은 일단 부인했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시장이 되면 당연히 임기를 채우고 현직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