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깜짝 흑자를 기록했던 손해보험사들이 올해는 벌써 흑자 기대를 접는 분위기입니다.
연초 제주와 부산 등 눈 피해가 크지 않던 지역에 폭설이 이어지면서 자동차 사고가 자주 발생해 손해율이 급등했는데요.
날씨는 차츰 좋아지겠지만,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 등 제도 변화에 따라 올해 손해율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들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9년 만에 흑자를 기록한 DB손해보험은 지난달 손해율 90.1%를 기록했습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중 가입자에 지급된 보험금의 비율로 업계에서는 약 78% 수준을 손익분기점으로 판단하는데 이를 훌쩍 넘어선 겁니다.
특히 손해율이 크게 개선됐던 지난해 상반기 77.63%와 비교하면 지난달 손해율은 12%포인트나 높습니다.
지난해 2년 연속 자동차보험 흑자를 기록한 삼성화재 역시 지난달에는 손해율이 85%를 넘어섰습니다.
이밖에 지난해 적정손해율 수준을 유지했던 다른 손보사들도 최근에는 손해율이 85% 안팎으로 악화했습니다.
최근 손해율 급등은 유례없이 계속된 1~2월 한파와 폭설로 자동차 사고가 많았던 것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일시적인 계절 요인보다 제도 변화에 주목하며, 올해 손해율 악화가 계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우선 정부가 추진 중인 최저임금 인상으로 교통사고 때 가해자 보험사에서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휴업손해와 상실수익 등의 보험금이 증가합니다.
또 손보업계는 정비업계와 사고 차량을 보험 처리할 때 적용하는 정비 수가 인상을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인데, 시간당 공임비가 3,000원 넘게 오를 전망입니다.
보험사의 지출은 커지는데, 보험료 인하를 주문하는 정부 눈치에 가격은 올릴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손보사 관계자는 “올해는 손해율 관리가 어려워졌다”며, “지난해 같은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선방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영상편집 이한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