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나는 행운아였다"…이채욱 CJ그룹 부회장의 아름다운 마무리




“저는 정말 많은 은혜를 받은 행운아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돼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샐러리맨의 신화’, ‘이재현 회장의 멘토’로 불리는 이채욱(사진) CJ(001040)그룹 부회장이 27일 서울시 중구 필동에서 열린 CJ그룹 주주총회를 끝으로 현직에서 수행하는 마지막 공식 일정을 마쳤다. 2~3년 전부터 폐가 좋지 않아 여러 차례 사퇴 의사를 밝혀 온 이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서도 간간이 힘들어 보이는 모습이었다. 평소보다 조금 부은 얼굴로 단상에 오른 그는 주총에서 인사말을 읽어내리면서 기침을 하거나 가래 때문에 잠시 말을 잇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주총이 끝난 후 임원들과 잠시 환담을 할 때에는 “기침을 너무 많이 하지 않았느냐”고 걱정하며 물었다고 한다.


2014년부터 이사회 의장으로 정기 주총을 진행해 온 그는 예년과 다름없이 침착하게 주총을 마무리 지었지만, 단상에서 내려와서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그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면서도 기자들과 가진 1분 여의 짧은 질의응답에서 은혜, 행운아 같은 단어를 여러 번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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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에서 샐러리맨에서 시작해 인천공항공사 사장과 CJ그룹 부회장까지 오른 그에게 40년 경영 인생의 소회를 물었다. 그는 “저는 그간 앞만 달려온 세대”였다며 “우리나라가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젊은이들이 용기와 꿈을 갖기 바란다”고 다음 세대를 격려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CJ그룹과 우리나라 기업의 발전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 5년간 CJ에 와서 이재현 회장님의 많은 은덕을 입었다”며 “회장님 사업 잘하시고 경영도 많이 하시는데 건강 때문에 그간 참 여러 공백이 있었다. 이제 모든 걸 회복하시고 그레이트(Great) CJ를 위해서 잘 잘 나아 갈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와 기업의 발전을 위해 많이 도와달라”며 “기업이 성장해야 되지 않겠습니까?”하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1972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해외사업본부장을 지내고 2008년부터 4년 4개월 간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지냈다. 2013년 CJ대한통운 대표로 CJ그룹에 들어왔다. CJ그룹이 오너 일가 외에 전문경영인을 부회장으로 영입한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2013년 8월 이재현 부회장이 구속 수감된 후에는 지주회사인 CJ로 자리를 옮긴 뒤 6개월 만에 CJ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그는 손경식 CJ그룹 회장,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등과 함께 비상경영위원회 일원으로 그룹 경영을 이끌어왔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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