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4번째 교섭단체 출범을 위해 힘차게 닻을 올린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불안한 동행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협상 과정에서 초대 원내대표와 교섭단체명을 두고 힘겨루기를 했던 양당은 이번엔 6·13지방선거 현역의원 차출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27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20석 안정의석을 확보하는 문제가 중요하다”며 “평화당 안에 지방선거 출마자가 생기면 논의 과정에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평화당 쪽에서 잘 정리를 해줘야 한다”고 평화당에 현역의원 지방선거 차출 불가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현역의원 지방선거 차출을 두고 양당이 불협화음을 내는 것은 무소속 이용호 의원의 공동교섭단체 불참이 원인이 됐다. 이 의원의 불참으로 새로 출범할 4교섭단체의 의원수는 평화당(14석)과 정의당(6석)을 다 합쳐도 교섭단체 기준의 마지노선인 20석에 불과하다. 양당 중 어느 한 곳에서라도 현역의원이 지방선거에 출마하면 이 마지노선은 무너진다. 따라서 정의당은 평화당에 현역의원 지방선거 차출 불가론을 펴고 있다. 반면 평화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낮은 정당 지지율을 타개하고 정치적 기반인 광주·전남 지역에서 세를 확보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어 현역의원 차출까지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실제 평화당에서는 박지원 의원의 전남지사 출마설이 끊임 없이 흘러 나왔다. 평화당 측은 정의당의 지방선거 현역의원 차출 불가 요구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교섭단체 협상이 되돌릴 수 없는 단계까지 왔기 때문에 잘 풀려야만 한다”면서도 “(지방선거)출마는 의원 개인 차원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한편 이날 해외출장에서 귀국하는 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는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와 만나 공동교섭단체 구성 최종 협상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