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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누나' 첫방] 손예진X정해인의 연애, 현실과 가까워 더 설렜다

손예진이 5년 만에 선택한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30대 직장인 여성의 현실적인 이야기가 새로 찾아올 사랑에 대한 설렘을 극대화시켰다.

지난 30일 첫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극본 김은, 연출 안판석, 이하 ‘예쁜 누나’)에서는 사귀던 애인과는 헤어지고 회사에서는 자리보전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윤진아(손예진 분)가 오랜만에 만난 친구 동생 서준희(정해인 분)와 묘한 기류를 형성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사진=JTBC/사진=JTBC



커피회사 가맹운영팀 대리 윤진아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주 평범한 30대 직장인. 가맹점 관리를 위해 점주 및 직원 교육까지 하나하나 신경 써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회사에서는 자신의 실수가 아닌 것에 책임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먹기 싫은 점심도 억지로 먹어야 하고 회식 자리에서는 상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억지웃음을 짓는 나날이 반복됐다.

설상가상으로 만나던 애인에게도 이별을 통보받았다. 이유라도 대보라며 다그치니 “우리 사이가 곤약같다”는 말이 돌아왔다. 졸지에 곤약이 된 신세. 친구와 술을 마시며 한탄하는데 돌아오는 말은 “‘완전 별로’도 특징이다. 너는 무색무취다”라는 것. 남들처럼 적당히 조건 맞는 남자와 적당한 때에 결혼하는 것이 자신의 미래라 생각했다.

아무리 실연의 아픔이 커도 사회는 알아주지 않았다. 술에 취해 돌아온 다음 날도 칼같이 기상시간에 일어나 지옥철에 몸을 맡기고 출근했다. 따로 말도 하지 않았는데 헤어졌다는 소식은 회사에 빠르게 퍼졌다. 길에서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구두를 신고 돌아다녀 발이 아파도 길 가던 강아지에게 반갑다며 눈길 한 번 주는 그런 일상.


현실적이어도 너무 현실적이다. 앞서 안판석 PD는 ‘예쁜 누나’를 통해 진짜 연애를 보여주겠다고 장담했다. 진짜 연애란 진짜 현실에 존재하는 것. 그러기에 윤진아에게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의 서사가 깔려있었다. 지금까지 거쳐 간 사랑이 진짜 사랑인 줄 알았으나 돌이켜 보니 진짜 사랑은 아니었던. 한 번쯤은 해봤을 그런 연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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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누나’가 단순히 현실을 담는 데만 머무른 것은 아니다. 친구 동생 서준희라는 장치를 통해 설렘을 한 스푼 더했다. 오랜만에 만난 그는 동생과 남자 사이 어딘가에 위치했다. 밥 사달라고 해서 점심 식사를 했더니 분위기 좋은 곳에서 와인을 주문하고 계산도 자기가 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점심은 누나가 책임져달라”고 농담하며 산뜻함은 놓치지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엔 더할 나위 없이 드라마적인 요소가 등장했다. 알고 보니 바람이 났던 전남친은 윤진아가 차에 스타킹과 립스틱을 두고 온 덕에 어린 여자에게 차였고, 급기야 윤진아의 회사 앞으로 찾아왔다. 그리고 이 모습을 목격한 서준희, 마치 남자친구인 척 다가와 신고하겠다며 으름장을 놓는다. 적절한 순간에 등장해 구원자가 됐다.

일상은 너무나도 현실과 닿아있고 설렘 또한 예상치 못한 순간에 다가온 것은 아니다. 그러나 디테일한 일상으로 현실을 차곡차곡 쌓은 덕에 가끔 찾아오는 설렘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안판석 PD가 “인물이 전화를 하고 안하고가 관객에게도 똑같이 죽고 사는 일로 느껴진다면 성공하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실패하는 거다”라고 한 말에 납득이 간다.

몰입을 더욱 돕는 것은 단연 배우들의 연기다. 특히 손예진은 명불허전 멜로퀸다운 복귀를 아렸다. 출근해서는 프로페셔널하다가도 퇴근하면 풀어지는 간극을 어색하지 않게 풀어냈다. 현실에 치여 더 이상 로망을 좇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진짜 연애에 대한 미련은 한 구석에 남아있는 상황을 아주 섬세하면서도 덤덤하게 표현했다.

연하남 정해인도 존재감이 꿈틀댔다. 다리를 놔달라던 동료에게 정색하다가도 상대가 윤진아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풀어진 웃음을 보였고, 윤진아의 위기의 순간엔 아주 적절하게 등장하고 부담스럽지 않게 빠졌다. 앞으로 두 사람이 그려갈 연애가 전화 한 통만으로도 온 마음을 뒤흔드는 연애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싶은 이유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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